메뉴 건너뛰기

close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3일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3일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관련사진보기

 
"대통령이 주요국가 7개국(G7) 회의에 초대됐다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인 듯 잘난 척 할 일이 아니었다. 화장실보다 더 치명적인 것이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고, 세계적 행사엔 위원장이 많을수록 좋다고 믿었는지 그 조직위원장을 다섯 명이나 앉히는 인사였으며, 그러고도 할 일을 못한 무책임한 태도였다. 그래서 화장실보다 부끄러운 국제 망신 사태가 일어났던 것이다."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꾸준히 비판적인 칼럼을 게재했던 <동아일보> 대기자는 '잼버리 사태'의 책임이 현 정부와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11일 <눈 떠보니 후진국... '잼버리 트라우마' 어쩔 것인가>란 제목의 '김순덕의 도발' 칼럼을 통해서였다.

물론, 문재인 정권과 전라북도가 "사기극 벌였다"는 비판이 전제됐다. 그럼에도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동아일보>의 현 정권 비판은 매세웠다. 김현숙 여가부장관의 무능과 무책임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강하게 질타했고, 현 정권의 '전 정권 탓'은 "지긋지긋하다"고 평했다. 국민들이 '안전'에 대한 판단을 불안해하는 의식은 사회지도층들이 '신뢰 자본'을 갉아 먹은 탓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왜 다섯 명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책임 총량의 법칙'이 있다. 무릇 책임이란 한 사람에게 맡겨야 죽으나 사나 혼자 짊어지고 가는 법이다. 여럿이 나눠지면 누구의 책임도 아닌, 무책임이 돼 버린다. 책임자가 많을수록 좋다면 대통령도 다섯 명씩 뽑지 왜 한 명만 뽑겠나(국민은 대통령을 분명 한 사람만 뽑았는데 VIP1과 VIP2가 있다는 소리가 용산에 떠돈다고는 한다).

(...). 문책을 하려면 다섯 명의 공동위원장을 똑같이 하든가, 적어도 세 장관에게는 같은 처분을 내려야지 여가부 장관만 경질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공동위원장을 다섯 명이나 앉힌 용감한 인사 그 자체가 더 큰 문제는 아닌가?" -  [김순덕의 도발]눈 떠보니 후진국... '잼버리 트라우마' 어쩔 것인가 중(2023.08.11.)
 
연이은 윤 대통령 '매운맛' 겨냥
 
17일 <동아일보> A30면에 실린 김순덕 대기자의 칼럼 <"대통령부터 달라지겠다” 한마디가 그리 어려운가>.
 17일 <동아일보> A30면에 실린 김순덕 대기자의 칼럼 <"대통령부터 달라지겠다” 한마디가 그리 어려운가>.
ⓒ 동아일보 PDF

관련사진보기

 
그 김순덕 대기자의 새 칼럼이 17일 <동아일보> 홈페이지의 '많이 읽은 기사' '지금 뜨는 기사'에 올랐다. 제목부터 도발적이고 직선적이다.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대통령부터 달라지겠다" 한마디가 그리 어려운가>란 칼럼 속 주장은 이랬다.
 
너무나 비상식적인 이태원 참사 발생 나흘 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모든 부처가 안전 주무 부처'라는 각별한 각오로 안전에 근본적 대책을 세워 달라"고 하나 마나 한 주문을 날렸다. 그러니 윤 대통령이 연설할 때마다 강조하는 '자유'는 공공귀족들의 무능할 자유, 무책임할 자유, 이해충돌 무시하고 지대(地代)나 좇는 자유가 된 것이다. - [김순덕 칼럼] "대통령부터 달라지겠다" 한마디가 그리 어려운가 중(2023.08.16.)

김 대기자는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에 이은 잼버리 사태를 현 정부의 세 번째 대형 사고로 규정한 뒤 그 책임을 현 정부를 책임진 사회지도층, 엘리트들에게 따져 물었다. '공공귀족들'이란 표현도 있다.

그러면서 김 대기자는 "거대야당이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는 건 사실이지만 정부도 국민 신뢰를 많이 잃었다"면서 "'대통령 사람'에게만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공정과 상식과 법치는 가장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무법천지를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대표적인 '대통령 사람'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순살 아파트' 논란의 중심에 선 LH 이한근 사장을 꼽았고, LH의 전관업체 몰아주기를 '철면피 카르텔'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김 대기자는 "이런 공기관을 감독해야 할 국토교통부 장관, 3월 지자체 정부혁신 종합계획을 발표했던 행정안전부장관은 이 정부의 특기인 전임 정권 탓이나 하면서 태연하다"며 원희룡 장관과 이상민 장관까지 도마 위에 올렸다.

잊을 만 하면 되풀이되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인사들의 '선거 개입'을 방불케 하는 언행에서 볼 수 있듯, 현 정권의 관심이 내년 총선에 쏠려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보수매체를 대표할 수 있을 김 대기자의 관심도 같은 방향을 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칼럼의 말미가 딱 그랬다.
 
이렇게 내년 총선까지 지지부진 갈 순 없다. 이미 차관 개각으로 '대통령 직할 체제'를 구축했다지만 결과는 힘 빠진 장관, 해이한 공직사회, 그리고 떠나는 민심뿐이다. 또 대통령 직할 공천으로 국민의힘이 설령 대승을 거둔다 한들, 가장 중요한 법사위는 야당 몫이다. 대통령 뜻대로 의회를 움직여 법을 뚝딱 통과시킬 순 없다는 얘기다.

(...) "국면 전환용 개각은 없다"가 자랑이 될 순 없다. 대통령 부친도 국민만 바라보라고 하지 않았던가. 총선 승리보다 국민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은 귀국 후 "대통령인 저부터 달라지겠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김순덕 칼럼] "대통령부터 달라지겠다" 한마디가 그리 어려운가 중(2023.08.16.)
 
절반 가까운 보수 성향 기자들도 윤 대통령 '부정 평가'
 
8월 16일 치 <기자협회보>.
 8월 16일 치 <기자협회보>.
ⓒ 김지현

관련사진보기

 
김 대기자의 16일 치 칼럼은 네이버에서만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중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은 "더 이상 칼럼 쓰지 말고 이준석, 유승민이 하고 민주당 입당해라"는 글이었다. 최근 <중앙일보>나 <동아일보>에서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는, 현 정권에 대한 질타를 용인하지 않는 듯한 의견이라 할 수 있다. 이에 관해선 <기자협회보>가 최근 기자 9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기자협회 창립 59주년을 맞아 <기자협회보>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기자 994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은 79.1%에 달했다. 기자 10명 중 8명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중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45.1%, '잘못하는 편이다'는 34%였다.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보수' 성향 기자들에서 48.5%였지만, '진보' 성향 기자들에선 1.6%에 불과했다. 자신을 '중도'라고 밝힌 기자들도 15%만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호평했다. 오차 범위 내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수 성향에서만 긍정 평가(48.5%)가 부정 평가(46.2%)를 앞질렀다." - <기자협회보> 기자 79% "윤 대통령, 국정수행 잘못하고 있다" 기사 중
 
진보 성향 기자 1.6%, 중도 성향 기자 15%라는 극도로 낮은 '긍정 평가' 비율만큼이나 윤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보수 성향 기자가 절반에 가깝다는 결과가 이목을 끈다. 김순덕 대기자의 <동아일보>나 <중앙일보>의 최근 칼럼 중 정권 비판 적인 주장이 갈수록 늘어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태그:#윤석열, #동아일보, #중앙일보
댓글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