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게시한 현수막에 대해 대구의 한 구청 공무원이 "뻔뻔하다"며 철거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대구의 한 구청 소속 공무원이 강민구 시당위원장의 휴대전화로 "민주당 발전이 대구발전이다? 말도 안 되는 현수막 철거 바랍니다. 뻔뻔한 민주당 현수막 때문에 기분 좋은 출근길이 망쳐지고 있습니다"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공무원은 민주당이 제78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대구 시내 여러 곳에 내건 '대구민주당의 발전은 대구발전으로 이어집니다'란 내용의 현수막을 보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수막 문구가 어딜 봐서 그렇게 짜증나나"
대구시당은 22일 성명을 통해 "공무원이 유력 정당의 대구 대표자에게 이런 문자를 스스럼없이 보낸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인식이나 제도의 이해 문제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나 사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발끈했다.
이어 "현수막 문구가 어디를 봐서 그렇게 짜증 나고 그렇게 뻔뻔한가"라며 "이는 대구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해야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강민구 시당위원장은 "문자메시지를 확인한 후 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권자로서, 투표권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갖고 표현했는데 뭐가 문제인가'라고 하더라"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강 위원장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내건 현수막에도 그런 문자를 보냈을까"라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이 감정적으로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대구시당도 "민주주의의 출발은 나와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고 서로를 존중하며 생각의 접점을 찾아 타협하는 아름다운 절차로 결실을 맺는다"며 "이런 분이 소위 공무를 맡는 것도 매우 위험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한다"며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욕을 하는 것은 얼마든지 옳으나 정당에 항의하고 문자까지 보내는 것은 직분에 넘어서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해당 공무원이 소속된 구청에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