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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 ⓒ 김화빈

서이초 교장이 교사 사망 직후 '연필사건' 학부모를 비롯한 일부 학부모와의 면담에서 고인의 사인을 '개인사', '우울증' 등으로 설명했다는 증언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나왔다. 사건 초기부터 학교 차원에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 게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이초 교장과 학부모 7~8명은 지난 7월 20일 오전 학교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당시는 고인이 숨진 채 발견된 지 이틀이 지난 때로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던 시점이었다. 당초 참석 가능한 해당 학급 학부모 전원이 교장을 찾아갈 계획이었으나 최종적으로 대표 격 학부모를 비롯해 소수의 학부모가 참석했다. 여기에는 연필사건 가해·피해 학생 학부모도 포함됐다.

이 자리에 있었던 학부모 A씨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교장이 '◯◯◯(고인) 선생님은 개인사로 돌아가셨고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학교와는 상관없다'는 취지로 학부모들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A씨는 '교장이 우울증을 언급했냐'는 질문에 거듭 "그렇다"고 답하며 "(교장은) 유족들이 '(고인의 사망에 대해) 알리길 원하지 않고 저도 더 이상 알려줄 게 없다'는 식으로 대화를 정리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교장이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정황은 해당 학급의 학부모 단체 채팅방에서도 확인된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면담 당일(7월 20일) 저녁 학부모 단체 채팅방에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과 대처가 달라 당혹스럽다. 분명 (고인의 사망 원인에 대해) 개인적 부분이 큰 걸로 (교장이) 저희에게 말씀하셨는데 잘 해결된 연필사건이 왜 자꾸 기사가 되는 건지"라는 메시지가 남아 있다. 이 메시지는 연필사건 피해 학생 학부모가 쓴 것이다.

교장 "정확한 원인 모른다는 취지로 이야기"

연필사건은 숨진 고인의 반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다치게 한 사건으로, 가해·피해 학생 학부모의 민원이 고인의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고인은 사망 전날인 7월 17일 학부모들에게 보낸 알림장을 통해 "담임교사에게 용무가 있을 경우 하이톡 또는 (학교) 내선전화로 연락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A씨는 "(교장은) '(숨진) 선생님이 연락을 안 받아 (거리가) 먼 자취방까지 다녀왔다', '저도 최선을 다했다'는 식의 설명만 이어갔다"라며 "(학부모들이) 마지막 날 알림장 내용이 마음에 걸려 '선생님을 찾는 전화가 많이 온 것이냐'고 물었을 때도 교장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떠올렸다.

교장은 29일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서면 답변을 통해 "7월 20일 오전 (고인이 담임교사였던 학급인) 1학년 6반 학부모들에게 고인의 사망 사실을 알리고 이야기한 사실이 있다"며 "7월 18일 경찰 및 교직원들과 대화하면서 들었던 사실을 기초로 '(사망 원인이) 개인적인 사유일 수도 있지만 아직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므로 정확한 원인에 대해선 학교도 알지 못한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이초 교장은 학부모들과 면담 이후 기자들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해당 학급에선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 없었"으며 "해당 학급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학생 간 사안(연필사건-기자 주)은 학교의 지원 하에 발생 다음 날 마무리됐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엔 "해당 학급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학생 간 사안은 학교의 지원 하에 발생 다음 날 마무리됐다"는 내용이 빠져 의구심이 제기됐다.

한편 사고 발생 직후인 7월 20일 오후 고인의 유족들은 '해당 학급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는 판단에 따라 경찰에 정식 수사를 요청했다.
 
 지난 7월 20일 서이초 홈페이지에 올라온 교장 명의의 입장문.
지난 7월 20일 서이초 홈페이지에 올라온 교장 명의의 입장문. ⓒ
 
 

#서이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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