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손님 줄어 힘든데 추석 명절을 앞두고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서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장사를 그만두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하자, 충북 제천 지역 횟집 등 수산물 취급업소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은 이미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했다.
28일 기자가 방문한 청전동의 해물전문점. 업주 A씨는 "오염수 방류가 현실이 된 한 달전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해 요즘은 평소 매출의 절반 수준이다. 배달 주문도 뚝 끊겼다. 수산물 기피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 같아 더욱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손님이 한창 몰릴 시간인 이날 저녁 7시 장락동의 한 횟집.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업주 B씨는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해 질문하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동네 장사의 특성상 주말에는 식당 테이블이 꽉 찼는데 지난 사흘 간은 휑한 모습이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났을 당시 6개월 동안 손님이 없어 애를 먹었는데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서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힘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게 임대료에 인건비, 생활비, 활어대금까지 생각하면 손해액이 불보듯 뻔하다. 손님 감소, 수산물 가격 하락 등의 피해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지만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다"고 전했다.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 때문인지 제천 전통시장 내 수산물 가게 역시 한산했다.
팔짱을 끼고 손님을 기다리는 한 상인들의 표정은 굳은 날씨만큼이나 어두웠다.
점포 앞 의자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상인 C씨는 "이 가게에 매달려있는 우리 가족 3명은 물론, 수산업에 종사하는 모두가 경제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당장 우리 가게부터 망했다고 봐야한다"고 한탄했다.
제천지역 유통업계도 고심
추석 대목을 앞둔 제천지역 유통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천지역을 포함한 전국의 대형마트, 백화점 등이 전복, 옥돔, 굴비 등을 중심으로 올해 추석은 물론 내년 설까지 염두에 두고 수산물 선물세트 물량을 확보해 둔 상태다. 하지만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소비를 꺼리는 분위기가 심화되면 재고 축적으로 인한 손실이 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수산물 취급 업소들의 걱정과 불만은 또 다른 곳으로 불똥이 튀기도 했다.
횟집 운영자인 D씨는 "행정기관이 나서 수산물 소비를 장려해도 모자랄 판국인데 제천시는 명동 고기골목 홍보에만 열을 올리면서 화를 돋우고 있다. 수산물을 취급하는 소상공인들의 하소연은 누가 들어줄 것인가?"라며 한탄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제천지역 일식음식점은 37곳이 영업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제천인터넷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