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아래 경실련)은 31일 국회 정문 앞에서 개헌국민연대와 '선거제도 개혁 촉구 및 밀실야합 반대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참석한 이 자리에서 경실련은 선거제도 개혁을 미룬 채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거대 양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상인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은 "정책이 정치 의제에서 실종된 채 극단적 지지층들에게 둘러쌓여 인기영합식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선거제도 때문"이라며 "비례대표 비중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위성정당을 만들 수 없도록, 국회에서 계류 중인 위성정당방지법을 신속히 통과시키면 된다"라며 "서로 사생결단으로 손가락질하지만, 야욕 앞에서는 하나가 되는 양당의 모습에 국민들은 정치적 좌절을 느낄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행 선거제도에서는 지역구 최다득표자만 당선되어, 지역주의에 편승한 거대 양당에 매우 유리하다. 경실련을 비롯한 시민사회는, 건강한 다당제와 정책 국회 실현을 위해 비례대표제 확대 및 위성정당 방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거대 양당의 방관 속에 이루어지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의원 정수 확대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 확대를 지지하는 지난 5월 국민 공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정수 축소안을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적극적으로 견제하지 않고 있다. 당론은 아니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론까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제22대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선거제도 개편과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2 협의체'를 발족했지만, 양당의 밀실 협상으로 기득권 유지를 위한 '야합'이 우려된다. 실제로 양당은 3년 전 위성정당 창당 꼼수로 국회 의석을 독점한 바 있어, 이번에도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이에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진보당 등 비교섭 4당은 지난 28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재가동 및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채택을 요구했다.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은 29일과 31일 거대양당 밀실 협의를 규탄하면서 선거제 개혁도 촉구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 확대 및 위성정당 방지를 촉구하며, 정치 기득세력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경실련은 정치개혁을 향한 시민사회의 요구를 담아 거대 양당을 지속적으로 견제, 감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