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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김준형 위원장, 조현환 부위원장(오른쪽 세번째) 등이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국제공동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김준형 위원장, 조현환 부위원장(오른쪽 세번째) 등이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국제공동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런던협약 당사국인 86개국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내용의 친서를 발송하겠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이 "외교 자해"라며 맹비난했다.

3일 이재명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는 모든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한 런던협약에 정면 위배된다"며 "런던협약 86개 당사국 국가원수와 정부 수반에 친서를 발송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런던협약의 정식 명칭은 "폐기물 및 기타 물질의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 방지에 관한 협약"으로 지난 1975년 발효되었다. 1996년에는 런던의정서를 발표해 투기의 정의를 "해상에서 선박, 항공기, 플랫폼 또는 기타 인공 구조물로부터 의도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 또는 기타 물질의 해양으로의 처리"로 규정했다. 일본 역시 런던협약과 의정서 당사국이다.

이 대표가 런던협약 당사국 수반들에게 친서를 전달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비난에 나섰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런던협약 당사국들에 오염 처리수 방류 반대 의사를 담은 친서까지 보냈다니, 국정 발목잡기로도 모자라 이제는 '외교 자해' 행위까지 저지르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오염수, 런던협약‧의정서 체계에서 논의하겠다" 밝힌 해수부
 
 지난 2022년 10월 8일 해양수산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수부는 2022년 10월 3일부터 7일까지 열린 '제44차 런던협약 및 제17차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런던협약 총회)'에 참석해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해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간에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10월 8일 해양수산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수부는 2022년 10월 3일부터 7일까지 열린 '제44차 런던협약 및 제17차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런던협약 총회)'에 참석해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해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간에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 해양수산부
 
하지만 이러한 국민의힘의 비난이 무색하게 런던협약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한 문제제기를 해온 곳이 있다. 바로 윤석열 정부의 해양수산부다.

지난 2022년 10월 8일 해양수산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수부는 2022년 10월 3일부터 7일까지 열린 '제44차 런던협약 및 제17차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런던협약 총회)'에 참석해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해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간에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보도자료에서 해수부는 2022년 8월, 국제해사기구(IMO) 법률국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한국을 비롯한 당사국 간 합의를 통해 런던협약 총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해석한 사실을 언급하며 해수부가 런던협약 총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시 환경과 건강 및 안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스페인, 이탈리아 등 다수 국가가 이러한 정부 입장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런던협약‧의정서' 체계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보도자료는 런던협약 총회에서 수석대표로 참석한 류재형 주영국대사관 겸 국제해사기구(IMO) 대표부 해양수산관의 다음과 같은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번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우리나라는 런던협약‧의정서 체계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배출의 안전성에 대해 논의를 지속할 것을 제안하였고, 많은 국가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뿐만 아니라 해양환경을 보호하고 보전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주도하겠다."

'외교 자해'라는 비난, 자당 정부 향해서도 할 수 있나
 
 2022년 10월 3일부터 7일까지 영국에서 열린 ‘제44차 런던협약 및 제17차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 참석한 해양수산부 대표단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해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간에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10월 3일부터 7일까지 영국에서 열린 ‘제44차 런던협약 및 제17차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 참석한 해양수산부 대표단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해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간에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해양수산부

조승환 장관 역시 지난해 9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 작업과 별개로 10월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장관은 지난 6월 14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한국 해사주간 및 장관급 코퍼런스' 기자 간담회에서도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런던협약 총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계속 논의해나갈 것을 거듭 밝혔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의 해양수산부는 줄곧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오겠다고 천명해왔고 실제로 작년 10월에 당사국 총회에 참석해 오염수 방류가 환경과 건강에 미칠 우려를 표명했으며, 다수 국가의 공감을 얻었다고 공표한 바 있다.

따라서 이재명 대표의 친서 발송은 정부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표를 향해 '외교 자해'라며 비난한 여당이 자당 정부의 해수부를 향해서도 같은 비난을 할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후쿠시마 오염수#런던협약#이재명#해양수산부#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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