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또다시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수사 피의자 자격으로 수원지방검찰청에 간다. 지난 9일 건강 문제로 8시간 만에 조사를 종료한 뒤 검찰이 추가 출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상식선에서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열사흘째 단식 중이다. 많은 분들이 건강을 염려하고 단식 중단을 권유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오늘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하기 위해서 검찰에 나간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단식 중인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잇단 조사는 처음 있는 일이고, 혐의 여부를 떠나서 국민들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저는 오래 전부터 검찰이 오직 법리와 증거에 따라 공정하게 조사하고 수사를 신속하게 매듭지을 것을 촉구해왔다. 검찰에 거듭 촉구한다. 제1야당 대표에게 특별한 대우를 하라는 게 아니다.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의 선에서 수사하고, 조사를 조속히 매듭짓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제가 보기에는 특별한 사안이 없는데 계속 불러서 야당 대표를 이렇게 불러서 하는 것 자체가 모욕주기, 망신주기, 정치공작적인 수사"라고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대선에서 0.7%p 차이밖에 안 난 대통령 후보의 상대자를 여섯 번씩 소환해서 수사했던 예는 윤석열 대통령밖에 없는 것 같다"며 "본인들도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비이재명계' 조응천 의원 역시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말도 지금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고,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에서 아마 수원지검까지 1시간 반 정도 걸릴 텐데 차 속에 있는 것조차도 사실 굉장히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또 "오늘 조사 마치면 (검찰이) 지금 영장 칠 준비는 거진 다 됐다고 본다"며 "더 늦어지면 수사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또 제1야당 대표를 불렀다는 비난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어쨌든 지금 13일째 단식을 하고 제대로 앉아 있지도, 말도 못하는 사람을 두 번 왔다갔다하게 했고, 또 조사도 우리 이 대표 얘기에 의하면 전혀 다른 조서를 받아가지고 서명날인을 거부하게 만들고 그렇다는 것 아닌가"라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건 참 정말 무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 상태로 법원 가면 뭔가? 기각"이라며 "(설령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이번에 당당히 걸어가셔서 기각받고 돌아오시는 게 최상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법률위원회는 수원지검 수사팀을 직무유기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고발할 예정이다. 다만 수사팀의 명단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고발대상의 이름을 특정하진 못했다. 이들은 고발장 접수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옭아매기 위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압박하고, 정작 쌍방울 비리 수사는 뭉개고 있다며 수사를 지휘하는 신봉수 수원지검장과 김영일 2차장검사, 수사를 담당하는 김영남 형사6부 부장검사와 송민경 부부장검사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