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일은 4월 16일 경성지방법원에서 예심판사 나가지마의 심문을 받았다. 나가지마가 "앞으로도 조선독립운동을 할 것인가?" 묻자 "힘 있는 대로 할 것이다."라고 명쾌히 답변했다.
문 보상사는 피고 이외에 종업원이 얼마나 되나?
답 총무 장효근, 서기 박근채, 공장감독 김홍규, 간사 이종익 등 60명가량이다.
문 피고는 조선관리를 지낸 일이 있는가?
답 중추원 설치 때 10개월간 중추원 의원으로 있었다.
문 인쇄한 선언서의 원고는 어떻게 했는가?
답 인쇄가 다 된 후 선언서 3장과 원고를 오세창에게 보냈다.
문 인쇄는 누구에게 시켰는가?
답 김홍규에게 명령하여 채자하게 한 후 내가 교정을 보고 인쇄하라고 했는데 김홍규는 또 누구에게 시켰는지는 알지 못한다.
문 그러면 김홍규는 인쇄물이 독립선언서인 줄 알았는가?
답 그 사람은 무식하기 때문에 몰랐을 것으로 안다.
문 무식한 사람이 어떻게 채자할 수 있는가?
답 한 자 한 자씩 채자할 뿐이지 전체 뜻은 알지 못할 것이다.
문 선언서의 원고를 장효근에게 주어 그 사람이 김홍규에게 인쇄하라고 명령한 것이 아닌가?
답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당시 김홍규 혼자 남아 있어서 그 사람에게 명령한 것이다.
문 선언서를 피고 집까지 누가 운반했는가?
답 김홍규와 보성사 사동 최동식이 화물운반차를 시켜서 우리집으로 가져왔다.
문 인쇄한 선언서를 왜 지방에 보냈는가?
답 지방에 가서 배포하여 일반도 다 알도록 하자는 것이다.
문 선언서를 배포하면 경성과 지방의 인민이 자극받아 소요 폭동을 일으킬 줄로 생각하지 않았는가?
답 경성에는 국장을 배관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이 집합하므로 다소 소동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지방은 생각해 본 일도 없다.
문 이종린이 독립신문 원고를 작성하고 윤익선이 사장이 되고 피고가 인쇄 일을 맡아 피고의 손으로 원고를 돌린 것이 아닌가?
답 그런 일은 없다.
문 피고는 조선독립을 생각한 일이 없는데 오세창에게서 권유를 받아서 독립운동에 가맹한 것이 아닌가?
답 조선 사람으로서 조선독립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나는 오세창에게서 말을 듣고 독립국이면 참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참가했다.
문 피고는 선언서 1백 장가량을 가지고 가서 배포했는가?
답 나용환이 가지고 갔고 나머지는 이갑성이 가지고 있다가 체포되어 갈 때 자동차 위에서 선언서를 살포했다.
문 그때 한용운이 연설을 했는가?
답 그렇다. 한용운이 우리는 조선독립의 기초를 지었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고 만세삼창을 부르고 식사하다가 체포되었다.
문 앞으로도 조선독립운동을 할 것인가?
답 힘 있는 대로 할 것이다.
피고인 이종일
대정 8년 7월 21일
경성지방법원에심괘
예심판사 永島雄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