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후정의 열차에 탄 충남도민들, 머리에 햇빛을 상징하는 밀집모자를 쓰고 있다.
기후정의 열차에 탄 충남도민들, 머리에 햇빛을 상징하는 밀집모자를 쓰고 있다. ⓒ 이재환

'기후위기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핵발전 멈추고 태양과 바람의 나라로'
'개발 말고 공존 공항 말고 갯벌'


장항선 열차를 탄 시민들이 든 피켓에 적힌 문구다.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절박함은 열차에 상상력을 불어 넣었다. 열차 한량을 빌려 타고 기후정의 행진에 참여하는 것은 충남 도민들이 낸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장항선 열차 한량을 빌린 충남도민들은 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열리는 '9.23 기후정의 행진'에 참가했다. '기후정의 행진'에 참여하는 충남도민 70여명은 23일 오전 전북 익산에서 출발한 장항선 열차를 타고 서울로 상경했다. 충남 보령, 홍성, 예산, 아산, 천안을 거치며 시민들이 속속 합류했다. 

열차에는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열망이 담긴 스티커도 붙었다. 스티커에는 '석탄을 넘어 태양과 바람'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기자는 홍성역에서부터 온양온천역까지 열차에 동승해 현장을 취재했다. 
   
 기후정의 열차를 타기위해 충남 홍성역에 모인 홍성 주민들
기후정의 열차를 타기위해 충남 홍성역에 모인 홍성 주민들 ⓒ 이재환
  
올해는 유난히 학생과 어린이 참가자들이 많았다. 박기남 시민 활동가는 "올해 열차는 빈 좌석이 없다. 지난해보다 한 발짝 더 나간 것 같다"며 "게다가 올해는 어린이 청소년 참가자들이 더 많아졌다. 이들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행동의 주인공들이다"라고 말했다.

기후 열차에 탑승한 손하진(홍성 풀무고 3학년) 학생은 "(기후변화로) 많은 분들이 고통 받고 있다. 우리 다음 세대와 나의 아이가 될지도 모르는 미래 세대에게 지금의 고통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오늘 행진 이후에는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학생도 "학교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참여하게 됐다. 작년에도 참여하고 싶었는데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자본주의와 공장식 축산 등 문제가 많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채식과 같은 실천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후정의 열차'도 철도노조에서 지원했다. 이주영 철도노조 천안기관차 승무지부장은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철도는 기후위기 시대에 대안이 되는 운송수단이기도 하다"라며 "시민들의 뜻깊은 행사에 함께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내년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임대 열차'를 고민해 보겠다고 전했다.

조용석 전 철도노조 천안기관차 승부지부장은 "내년에는 충남에서 그치지 않고 두 대의 5~6량짜리 열차를 빌려서 서해안과 동해안을 통해 서울로 올라가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시민들이 목포와 부산에서 각각 출발하는 임시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정부에 시민들의 뜻을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실행할 수 없다. 제인구달은 '집요한 관찰로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이 기후위기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상상하면서 대안을 찾아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후 정의열차에 탄 충남도민들.
기후 정의열차에 탄 충남도민들. ⓒ 최효진
    
 기휘 정의 열차. 한 도민이 석탄발전을 멈추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어 보였다.
기휘 정의 열차. 한 도민이 석탄발전을 멈추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어 보였다. ⓒ 이재환
 

#기후열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