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대결할 것으로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앞서는 여론조사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24일(현지시각)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42%를 기록한 바이든 대통령을 9%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같은 여론조사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2%포인트 내려간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3%포인트 올라간 결과다.
바이든 국정 수행 지지율, 37% 그쳐
각종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벌이던 두 후보 간의 격차가 이처럼 크게 벌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8월 CNN방송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46% 대 47%, 9월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는 46% 대 48%로 비슷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WP는 이 결과에 대해 "최근 다른 여론조사와 일치하지 않아 이상치(outlier)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으며, ABC방송도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접전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 결과를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5~20일 전국의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오차범위는 ±3.5%다.
반면 NBC방송이 지난 15~19일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3.1%)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란히 46%를 기록하며 동률을 이뤘다.
다만 두 여론조사 모두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WP와 ABC방송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특히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불과 25%만이 미국의 경제 상태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성향의 응답자 중 62%는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인물을 대선 후보로 내야 한다고 밝힐 정도다.
트럼프, 공화당서 압도적 선두... "중도층서는 인기 없어"
그러나 공화당 성향 응답자들은 2020 대선 뒤집기 시도와 성 추문 입막음 의혹 등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는 응답이 54%에 달하면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아울러 응답자의 41%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너무 많이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월 같은 질문에서 나온 33%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NBC방송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56%로 임기 시작 이래 가장 높았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가 74%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우려한다는 62%보다 높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NBC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나이, 국정 수행, 경제 상황 등 핵심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라며 "하지만 공화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없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 유권자는 "만약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대선에서 맞붙는다면 불만의 의미로 제3 후보에서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