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아래 수능)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을 배제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지난 9월 실시한 수능 모의평가 시험 문항 중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았던 '킬러 문항'이 여전히 출제됐던 것으로 분석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5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 강민정·강득구(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함께 국회소통관에서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수학영역 문항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수학영역 46개 문항 중 7개의 문항(15.2%)이 '킬러 문항'"이라고 밝혔다.
15명의 전문가가 9월 8일부터 14일까지 분석
이 단체는 현직 교사, 교육과정·사교육콘텐츠 전문가 등 15명의 전문가가 9월 8일부터 14일까지 문항을 분석한 뒤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토대로 '킬러 문항' 여부를 최종 판정했다고 밝혔다.
7개의 '킬러 문항'을 유형별로 보면, ▲공통 21번은 교육과정 학습요소에서 다루지 않는 수학 기호를 출제한 문항 ▲공통 10번과 공통 15번은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문항 ▲공통 22번은 특정 선택과목 선택자에게 유리한 문항 ▲공통 12번은 대학과정의 내용이 포함된 문항 ▲미적분 28번, 미적분 30번은 교육과정 평가 방법 및 유의 사항 미준수하고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을 포함하는 문항 등으로 나뉘었다.
사교육없는세상은 "문항의 형식은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실제 그 문항을 풀어내는 기술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공교육 교과서의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문제들이 출제되었기 때문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교육과정 벗어난 대학과정 내용, 버젓이 출제
예를 들어, 공통 10번 문항은 삼차함수 식을 찾아 주어진 함수값을 구하는 문제로, '삼차함수에 대한 접선 공식'을 이용하거나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을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삼차함수에 대한 접선 공식'은 공교육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니며 사교육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또 해당 문제는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을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지만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은 현 교육과정(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삭제된 내용이다.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장은 "교육부는 지난 6월 수능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킬러 문항 출제를 배제하겠다라는 원칙을 내세웠으나 여전히 9월 모의평가에서도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문항이 다수 출제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능 시험에서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킬러 문항이 계속해서 출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능시험을 선행교육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선행교육규제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