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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군 대표 관광지 독일마을이 과도기를 뛰어넘어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그동안 국내에서 독일을 주제로 한 관광지는 전남 정읍시 등이 있었다. 전남 고흥군에서 최신식 국내 최대 규모 독일마을을 조성한다고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고흥군은 거금도에 (가칭)고흥독일마을 조성을 위해 2025년 공사에 착수 2026년 준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쟁자가 등장한 것이다. 준공 시기도 빠른 편이다.

(가칭)고흥독일마을이 반드시 남해독일마을보다 앞서고 관광지로써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2002년부터 택지분양을 받은 남해독일마을은 그동안 보기 드물었던 이국적인 풍경과 맥주축제를 중심으로 유명 상가들이 입점한 상황이다.

몇몇 미디어들의 주무대가 된 것 이외에는 시대에 발맞춰 나가는 관광지는 아니었다. 파독광부와 간호사라는 산업 역군에 대한 이야기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지만 파독전시관과 추모공원 이외에는 생물과 같은 관광과는 접목시키지 못한 모습이다.

결국 남해가 고흥보다 먼저 '독일마을'을 선점했지만, 투입되는 자본이나 규모를 보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열린 제10회 독일마을 맥주축제 전경이다. 늦은 오후 독일마을이 불빛으로 가득하듯 독일마을의 미래가 밝게 빛나길 바란다.
지난해 열린 제10회 독일마을 맥주축제 전경이다. 늦은 오후 독일마을이 불빛으로 가득하듯 독일마을의 미래가 밝게 빛나길 바란다. ⓒ 남해시대


고흥군에 따르면, 전남도 주관 새꿈도시 조성사업에 고흥군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에 고흥군은 민간 자본을 유치해 귀농·귀촌자와 은퇴자를 대상으로 전원주택과 체육·상업시설 등 편의시설을 갖춘 복합 주거 공간을 조성·분양할 계획이다.

거금도 일원에 6만9318㎡ 부지에 100세대 규모 한옥형 전원주택과 커뮤니티시설, 파독근로자 전시관, 노인복지시설 등을 갖춘 복합주거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100세대 규모이기에 남해독일마을(44세대)보다도 크다. 

전남도와 고흥군은 진입도로, 상·하수도, 주차장, 공원시설 건설 등에 최대 40억원을 지원할 계획도 발표했다.

물론 민간자본 유치와 (가칭)고흥독일마을 조성 과정과 준공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이와 별개로 남해독일마을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이는 방문객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2015년 128만명에 육박했던 독일마을 방문객은 2020년 57만명으로 급감했고 계속해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주춤했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는 국내 관광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했다. 독일마을의 최대 강점인 이국적인 풍경만으로는 한계가 드러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남해군과 남해관광문화재단에서는 독일마을에 공간과 내용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예전 명성을 찾고 남해관광 1번지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주민들과 상가에서도 위기를 실감하고 개인이 아닌 독일마을이라는 공동체를 위해 양보할 필요가 있다.

과도기라는 미명 아래 독일마을의 변화를 미뤄서는 안 된다. 그동안 남해군은 의도치 않게 보유하고 있던 여러 특산물 명성부터 즐길거리, 사업들까지 다른 지자체에 넘겨준 경험이 많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가꿔놓은 우리 것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

전국 최초이자 최고라는 독일마을의 명성이 다른 지자체로 넘어가는 역사는 없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독일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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