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및 외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이 또다시 발부됐다. 이로써 이 전 부지사의 구속 기간은 최장 1년 6개월로 늘어나게 됐다.
13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염려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추가 구속영장 사유를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작년 9월 28일 이래로 1년 넘게 구속 상태였다 14일 0시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이번 추가영장 발부로 이 전 부지사는 매우 이례적으로 1심 선고 전 1년 6개월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에 "증거인멸 교사 관련된 공판 절차는 이미 끝난 상황에서 추가로 영장 발부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특히 지난 기일에서 재판부가 향후 일정을 언급하며 11월 중순 재판을 끝낼 것으로 설명했다. 이는 12월 안에 선고가 내겠다는 의미인데, 변론이 다 끝난 상황에서 추가 영장이 발부가 됐다는 건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압박을 하겠다는 것 아니겠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28일 뇌물 등 혐의로 이 전 부지사를 구속했다. 이후 구속 만기일이 다가오자 지난 4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1차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해 받아 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 다시 한번 구속기한 만기가 다가오자 검찰은 9월 19일 "제2병합사건(증거인멸교사)과 관련해 2차 구속영장 추가 발부를 희망한다"며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법원이 구속기간 만료 전날 이에 화답한 것.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2021년 10월 당시 언론에서 자신에 대한 쌍방울 법인카드 의혹 관련 취재가 시작되자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에게 카드 사용내역 등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이화영 변호인 "방용철은 왜 석방하나?"
이 전 부지사 측은 공범인 쌍방울 방용철 부회장과의 형평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김광민 변호사는 "이미 증거인멸교사의 공범인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이 보석으로 나가 있는 상황에서 이 전 부지사에 대해서만 추가영장이 발부됐다"면서 "너무나도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에 대해 2차 추가구속영장을 발부한 재판부는 지난 10일 기일 전 이 전 부지사와 함께 구속기소된 방 부회장에 대한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8월 29일 열린 공판에서 방 전 부회장 측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외부병원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보석을 허가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이례적으로 "오늘 (방 전 회장 측에서) 참고자료로 제출한 진단서를 봤다"면서 "저희 조사를 받을 때도 갑자기 가슴이 아프다고 해서 중단한 적이 있다, 치료는 받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방 부회장은 쌍방울 임직원들에게 특정 부서의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로 추가 기소된 상태다. 방 부회장은 수사 초반 이 전 부지사와 함께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했으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귀국 이후 진술을 바꾸며 검찰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한편, 구속영장 발부 후 수원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향후에도 증거와 법리에 따라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공소 수행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부지사 공판에서 여러 차례 이 전 부지사 배우자의 변호인 해임신청 논란, 이 전 부지사의 사선 변호인의 재판 중 중도 퇴정 사태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누군가의 조직적인 사법 방해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석방될 경우 재판 지연이나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구속연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