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X 여자" "부검하자" 등 막말을 익명 단톡방에 올려 '교원사냥' 논란에 휘말린 서울 강남구 A초 관련 민원이 최근 3년여 간 국민권익위에서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만 415건 접수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교육청과 학교 사정을 잘 아는 한 교육계 인사는 "교육청 민원 등을 뺀 국민신문고 민원이 이 정도 규모라면 학교 행정은 답변서 작성하느라 거의 마비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사 기간 936일 동안 국민신문고 민원만 415건
16일, 교육언론[창]은 국회 교육위 강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 등으로부터 받은 '2021년 이후 A초 사안 관련 국민신문고 민원 현황' 자료를 입수해 살펴봤다.
이 자료를 보면 2021년 3월 5일부터 2023년 9월 27일까지 936일(2년 7개월) 동안 A초 관련 인사들이 국민신문고에 넣은 민원이 415건이었다. 2021년이 403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2022년 4건, 2023년 8건이었다.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된 2021년의 경우 403건의 민원 가운데 324건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관련 모듈러(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임시조립식) 교실 설치와 직접 관련된 민원이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아동학대, 코로나19 시기 매일 등교, A초 교직원들의 과도한 차량 운행, 학생 건강검진 병원 문제 등도 제기됐다.
이 시기는 이른바 'A초를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교원사냥' 논란이 된 익명 단톡방 개설일(9월 3일) 직후다.
이 학교 교원들은 "익명 단톡방에서 누군가가 학교의 특정 사안이나 특정 교원을 지목해서 민원을 제기하자는 글을 올리면 단톡방 회원들이 국민신문고와 서울시교육청 등에 민원을 넣었다"면서 "A초 관련 모든 민원을 단톡방 회원이 쓴 것은 아니겠지만 해당 단톡방이 민원을 부추긴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접수된 민원 8건 가운데 6건이 특정교사를 겨냥한 민원이었다. 가장 많은 수인 2건은 '한반도기 배지 선물' 교사를 공격하는 내용이었다(관련 기사 :
교과서 20번 나온 '한반도기' 배지 선물했다고..."간첩"?).
이 학교 4학년 한 반의 담임을 맡았던 B교사는 지난 6월 7일 자신이 담임을 맡은 학생들에게 독도가 표시된 한반도 배지를 1개씩 나눠줬다. 교육부가 실시하는 통일교육주간을 맞아 자기 반 '사랑하는 학생들'에게 기념품을 주려고 특별히 배지를 주문한 것이다. 1990년 노태우 정부 시절 제정된 한반도기는 정부가 제작, 검정한 현행 초중고 교과서에도 관련 사진이 수십 개가량 실려있다.
그런데도 당시 일부 인사들은 해당 단톡방에서 "간첩" "인공기 대용" "전교조 요직 교사"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의 주장을 펼쳤다. 결국 B교사는 지난 7월 4일 병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담임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올해엔 '한반도 배지' 선물한 교사 겨냥 민원 가장 많아
이밖에도 교사 관련 민원 제목과 내용은 "A초 1학년 O반 담임선생님에 관한 민원" "A초 3학년 교육방식의 효과" "A초 OO부장과 담임교사 겸직에 따른 학생 생활지도 관련"이었다.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은 관련 기관이 해당 사안을 조사한 뒤 민원인에게 답변서를 작성해야 한다. A초는 민원 조사와 답변을 진행하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과 학교 사정을 잘 아는 한 교육계 인사는 "국민신문고 민원신청은 국민의 권리이긴 하지만, A초의 경우 이 정도 규모라면 민원 폭탄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 정도면 전국 학교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정말 심한 것이다. A초 학교 행정은 답변서 작성하느라 거의 마비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