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밀가루 소비 식품인 라면에 밀가루 대신해 가루쌀(바로미2)을 혼합했을 때, 일반 라면과 품질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혼합 비율이 제시됐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17일 이같이 알리면서 "세종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이수용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가루쌀 혼합 비율에 따른 라면 가공적성 연구'에서 밀가루 사용량의 20% 이내를 가루쌀로 대체해도 품질면에서는 비슷하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국내 밀가루 전체 사용량 147만6000톤(t)의 약 26%인 38만5000톤을 소비하는 라면 생산 현장에 가루쌀을 적용했을 경우 연간 7.7만 톤의 밀가루를 가루쌀로 대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라면을 만들 때 가루쌀 비율이 높으면 글루텐 함량이 적어져 면을 형성하는 구조가 약해진다. 조리했을 때도 전분이 많이 녹아 나와 국물이 탁해지고 면대가 쉽게 끊기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
가루쌀 비율을 30% 이내로 혼합했을 때, 라면 제조 특성과 품질 특성이 양호했다. 특히 20% 이하 비율에서는 반죽의 물성과 조리 및 관능적 특성(외관, 색, 끈적임, 쫄깃함, 종합 선호도 등)이 전량 밀가루로 만든 라면과 비슷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라면 생산 현장에 적용했을 경우, 연간 7.7만 톤의 밀가루를 가루쌀로 대체(라면에 사용되는 밀가루 38만5000톤의 20%)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연구 결과를 제조업체와 공유해 현장 적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의 이수용 세종대학교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아주 기본 재료만을 이용해 가루쌀라면을 만들었다"면서 "여기에 라면 제조업체들이 가진 기술과 비법을 적용한다면 더 우수한 품질의 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태정 농촌진흥청 수확후이용과장은 "정부는 쌀 소비 촉진과 수입 밀 증가에 대응해 가루쌀 '바로미2' 중심의 쌀가공산업 활성화 정책을 혁신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가루쌀라면은 쌀 소비를 촉진하고 수입 밀 증가를 조절하는 대안이 될 수 있으므로, 라면 제조업체에서도 관심을 두고 활용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