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위원장이 정치적 발언을 굉장히 많이 하신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제가 원래 정치인 출신이다."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김문수 위원장이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로부터 또다시 정치 편향성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 '사회적 대타협'을 목표로 한 기구의 기관장이 특정 정당 또는 이념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자유민주를위한국민운동'이라는 특정 정치 성향 단체의 창립대회 등 주요 현장에 축사를 전한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정 성향 단체 축사에 이수진 "공무 직함 걸지 마라" 질타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해당 운동을 주도한) 자유민주총연맹이 뭘 하는 곳이고, 단체의 1 목표가 뭔지 보니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80석 이상 되는 것이었다"면서 "사적 선거 단체로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런 출범식에 경사노위원장이 참석해 구구절절 감사하다, 열심히 하자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180석이 목표다, 저런 이야기를 들은 바도 없고 저런 내용은 의원이 보여줘서 첨 봤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이 해당 현장에 참여하면서 '경사노위원장' 직함을 거는 것은 공무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더 나아가 "자유민주를 위한 국민운동에 참여하는 게 공무지 어떻게 사무냐"고 말했다.
전용기=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국회에서 부결되니 (페이스북에) '삼권분립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대법원장 국회 부결) 이게 삼권분립인데 아니라고 생각하시니까."
김문수= "전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다.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용기= "그러니 정상적인 위원회 운영이 안 된다."
이날 국감에선 민주당 의원들과 김 위원장 간 설전이 내내 오갔다. 전용기 의원이 "위원장이 색안경을 끼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 위원장은 "(색안경은) 전 의원도 끼고 있다"고 맞받았다. 전 의원은 이에 "사회적 대화를 이끌 경사노위원장이 '나는 색안경을 끼고 있다'고 인정하시니,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경사노위 회의에) 들어오지 않는 명분을 (위원장이) 주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전 의원이 다시 "국감에서 지적해도 '난 색안경 껴도 된다, 정치인 출신이다' 한다"면서 "최소한의 중립을 지켜달라는 것이고 그게 안 되면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일체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하지 마라, 이건 옳지 않은 요구다"라고 답했다.
노웅래 "거짓말이면 책임져라" 말에 발끈한 김문수
노웅래 의원은 김 위원장이 한 단체의 초청 강연에서 '국민이 깨어나지 않고선 이 민주주의는 좌익들이나 간첩들이 놀기에 가장 좋은 온상' 등의 말을 한 대목을 들어 질타를 이어가기도 했다.
노 의원이 "(좌익들이나 간첩들이 놀기에 좋다는 말은) 무슨 뜻이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정치학 교과서에 다 나온 내용이다"라고 답했다. 노 의원은 국회 청문회와 관련, '임명하면 된다'고 한 발언을 놓고 "통합을 이야기할 경사노위원장이 독주를 이야기하면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법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수를 이어가던 양측의 대화는 고성으로 마무리됐다. 노 의원이 김 위원장에게 민주노총, 한국노총 관계자를 몇 번이나 만났느냐는 질의를 이어가던 중 "자주 만나고 있다"는 답변에 "거짓말이면 책임져야 한다"고 하자, 김 위원장이 "왜 거짓말이라고 하느냐"며 발끈했기 때문이다.
노 의원은 이에 "경사노위에 왜 한국노총이 안 들어오는가"라면서 "김문수 위원장이라서 안 들어가는 거다"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그런 말 하지 마라. 무슨 근거냐"고 맞받았다. 노 의원이 이어 "경사노위 정상화를 위해 그만둘 생각은 없나"라고 묻자 김 위원장은 "(그런 생각) 없다. 그런 말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면서 "국감이면 거짓말한다고 함부로 그렇게 몰아붙이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경사노위원장의 태도가 심각하다"면서 "거짓일 경우 책임지라는 게 무슨 잘못인가, 위원장이 경고하고 따르지 않으면 퇴장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싸우려고 하는 의원도 문제가 있다"면서 "싸우지 말고 기분 좋게 질의가 이어지도록 노력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