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 원인 인자인 'APOE4'의 병리적 기능 발견한 DGIST 뇌과학과 서진수 교수, 이혜인 석박사통합과정생, 일리미스테라퓨틱스 조숙희 수석매니저(왼쪽부터). ⓒ DGIST 제공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국양)는 19일 "서진수 뇌과학과 교수팀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강력한 위험인자인 APOE4 유전형에 의한 '별 아교 세포'의 당대사 기능 변화와 그 원인을 발견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로 향후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 및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이인규 교수팀과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고영훈 박사팀과 함께 공동 연구를 통해 규명했다.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전장유전체 염기서열 분석기술의 발전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와 관련된 유전적 요인들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APOE4 유전형은 치매가 없는 일반인에게는 20% 내외로 발견되는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에게는 50% 이상의 비율로 관찰되면서 치매 유발의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인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과 관련한 APOE4의 역할에 대한 연구가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APOE4 유전형이 노년기에 뇌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 해답을 찾지 못한 상태다.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인자인 APOE4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사람으로부터 유래된 만능줄기세포로 '별 아교 세포'를 제작하고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 APOE4 유전형이 성상교세포의 당대사 과정 중 해당과정(산소 없이 포도당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대사 과정)의 비율이 특이적으로 증가하고, 미토콘드리아의 호흡이 감소함을 확인했다"면서 "이러한 변화가 '리소좀' 내 콜레스테롤이 축적되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적절히 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임을 관찰했고,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해소시키면 리소좀 기능과 미토콘드리아 분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연구팀에 따르면 '별 아교 세포'란 중추 신경계의 신경 교세포(neuroglia)의 일종으로 뇌와 척수에서 다량으로 존재하며, 별(star) 모양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혈액 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을 구성하고 있는 내피세포(endothelial cell)의 생화학적 특성을 조절하며, 신경 조직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손상된 뇌와 척수 조직의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리소좀'이란 작은 지질 주머니 안에 각종 가수분해효소들이 들어있는 세포내 소기관으로, 주로 세포내 흡수작용이나 포식작용을 통해 세포내로 들어온 물질들을 분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APOE4 성상교세포는 당대사 과정에서 해당과정이 증가한 반면 미토콘드리아 호흡이 감소한 이상 형태를 보인다. 또한 콜레스테롤 축적이 리소좀에 의한 자가포식 기능을 저하시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의 분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관찰되었다. APOE4 성상교세포 내 콜레스테롤의 비정상정 축적을 완화시켰을 때, 자가포식 활성 이상과 미토콘드리아 호흡 이상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 DGIST 제공
서진수 DGIST 뇌과학과 교수는 "뇌 구조 및 기능 발달 과정이 급격하게 일어나는 초기 및 성인기 뇌에서 별 아교 세포는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해당 과정을 많이 활용한다"면서 "하지만, 노년기의 뇌는 이보다 효율적인 미토콘드리아 호흡에 더 의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APOE4 유전형이 별 아교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호흡 능력을 떨어뜨리면 성인기보다 노년기의 뇌 기능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로 리소좀 기능 회복을 통해 미토콘드리아의 호흡이 정상적으로 복구됨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향후 이를 활용한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과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본 연구에서 APOE4 성상교세포 내 콜레스테롤의 축적 완화가 병리현상 회복에 효과적임을 관찰했다"면서 "콜레스테롤은 세포의 여러 생리적 기능에 필수요소이기에 이를 적절한 수순으로, 생리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본사업, 한국한의학연구원 기본사업, DGIST 그랜드챌린지 연구혁신프로젝트(P-CoE), 그리고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리고 DGIST 뇌과학과 이혜인 석박사통합과정생과 조숙희 박사후연수연구원(현 ㈜일리미스테라퓨틱스 수석매니저)이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국제학술지 <Cell Reports>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