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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이병우 전교조 전 서울지부장 추모식이 24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고 이병우 전교조 전 서울지부장 추모식이 24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 교육언론창


"10년은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만들었고, 10년은 학생들을 가르쳤고, 10년은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지내셨다. 이렇게 살다 가신 아름다운 이를 또 한 분 떠나보낸다."

김성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장이 여는 말을 시작했다. 24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 추모식장에서 전교조 서울지부가 연 고 이병우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60) 추모식. 검은 옷을 입은 200여 명의 추모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눈물을 닦았다.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 보여준 참스승"

1963년 태어난 고인은 1990년부터 10년간 민주노총에서 일했다. 이어 2000년 뒤늦게 교직에 들어와 2012년까지 서울지역 교사로 재직했다. 이 시기에 고인은 2007년 전교조 본부 대외협력실장을 거쳐 2011년부터는 전교조 제15대 서울지부장 업무를 시작했다.
 
 고 이병우 전교조 전 서울지부장 추모식이 24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고 이병우 전교조 전 서울지부장 추모식이 24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 교육언론창


하지만 이로부터 한 해 남짓 흐른 2012년 5월 5일, 고인은 전교조가 연 어린이날 행사에 참석한 뒤 귀가 중에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쉴 새 없이 일하다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관상동맥이 막힌 것이다.

고인은 이때부터 11년 5개월간 툭툭 털고 일어나지 못했다. 이 당시 고인의 생각과 마음은 '어린아이와 같았다'는 게 지인들의 설명이다. 그러던 고인이 결국 지난 10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만 60세다.

고인은 전교조 서울지부장을 시작한 2011년부터 현재 온 나라에 퍼진 교육혁신 사업을 이끌었다. 무상급식 운동에 앞장섰고, 학생인권조례를 주민발의로 성사시켰다. 현재의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이 당시에 만들어졌다. 힘겹지만 신바람 나는 날들이었다.

추모사에 나선 권영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올해 병우가 60이다. 병우야, 왜 먼저 가버렸냐"라고 한탄한 뒤 "가만히 생각해보니 병우는 짧은 기간이지만 100세 이상처럼 더 멀리 장대하게 살았구나"라고 강조했다.

대학 시절 학습동아리 친구들은 추모사를 위해 무대 앞으로 나와 "주변 누구에게나 웃음을 주었던 고인의 별명은 '찐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 앞으로 나온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고인은 전교조 운동 최전선에 서 계셨다"면서 "고인은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를 온몸으로 보여준 참스승"이라고 추모했다.

 
 고 이병우 전교조 전 서울지부장 추모식이 24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고 이병우 전교조 전 서울지부장 추모식이 24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 교육언론창


서울대 재학 시절 고인의 단짝 친구였던 한만중 전 서울시교육청 정책안전기획관은 "학생운동, 수배 생활, 투옥, 노동 현장 활동, 전국노동자협의회, 노동사회연구소, 민주노총, 전교조 경력, 투병 생활은 거리와 현장에서 일관되게 살아온 너의 성적표다. 병우야 잘 살았다"라면서 양성우 시인의 '꽃상여 타고'란 시를 읊었다.

"꽃상여 타고 그대/ 잘 가라// 세상에 궂은 꿈만/ 꾸고 가는 그대// 이 여름 불타는 버드나무/ 숲 사이로// 그대 잘 가라 꽃상여 타고/ 그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어이어이 큰 눈물을/ 땅 위에 뿌리며// 그대 잘 가라/ 꽃상여 타고"

대학 단짝 친구 "병우야, 잘 살았다"
 
 고 이병우 전교조 전 서울지부장 추모식이 24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고 이병우 전교조 전 서울지부장 추모식이 24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 교육언론창


끝으로 무대에 오른 고인의 부인은 "그의 친화력과 포용력은 반짝반짝한 눈빛과 같았다"면서 "이런 사람이 12년간 병상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속상했다. 이제 훌훌 털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에 날아다니면서, 아픔 없는 곳에서 잘 지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이병우 전교조 전 서울지부장.
고 이병우 전교조 전 서울지부장. ⓒ 전교조


고 이병우 선생님이 걸어온 길

1963년 10월 20일 태어남

1985년 서울대총학생회 대의원회 회장, 사범대 학생회장, 삼민투 관련 구속

1986~1996년 인천 현장노동자 활동,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1990~1994년 전국노동자협의회 교육부장

1994~1995년 민주노총(준) 교육정책담당 집행위원

1995~2000년 민주노총 정책부장, 민주노총 교육국장

2000년 서울 난곡중 영어교사 첫 발령(특별채용)

2002년 서울 난곡중 전교조 분회장

2003년 전교조 서울지부 중등남부지회 금천지구장, 전국대의원

2004~2005년 전교조 서울지부 중등남부지회장

2005~2006년 한울중 발령, 전교조 한울중 분회장

2007~2008년 전교조 본부 대외협력실장

2011~2012년 전교조 15대 서울지부장

2012년 5월 5일 어린이날 행사 방문 뒤 귀가 중 쓰러짐, 이후 투병.

2023년 10월 23일 영면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고 이병우 교사#교육언론창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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