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학년도 대입 개편시안을 둘러싼 교육계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통과목과 일반선택의 상대평가와 진로·융합선택과목의 절대평가 등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됐다.
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도종환(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대입개편안의 정상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발제를 맡은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정미라 부소장은 "교육부와 싸우려고 온 것 아니다. 등급을 나누다 보니 정신과에 다니는 학생들도 많다"며 "최소한 이 정도만이라도 대입개편시안이 수정된다면 아이들이 숨을 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나왔다"며 6개 수정안을 제시했다.
42~45개 과목 지필평가, 교사에 큰 부담-학생 사교육으로 몰 것
정 부소장이 제시한 6개 수정안은 ▲내신 1학년 공통과목에만 상대평가 적용 ▲진로·융합선택과목 5단계 성취평가제 적용 ▲소인수 과목 등급 산출 기준인원 25명 이상으로 조정 ▲수능 통합과학·통합사회 절대평가 적용 유지 ▲심화수학 선택과목 검토 폐기 ▲수시·정시 통합 등이다.
정 부소장은 "현재 대입 개편시안이 적용되면 상대평가 과목이 42~45개로 크게 늘어나고 교사들은 등급 산출을 하기 위해 모든 과목을 지필평가할 수밖에 없는 큰 부담을 지게 된다"며 "학생들 또한 시험 부담으로 사교육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진로·융합선택과목의 절대평가를 주장했다.
'주제탐구독서', '매체 의사소통', '문학과 영상' 등 과목을 언급한 뒤 "저 과목들이 상대평가를 위한 지필평가가 어떻게 가능한지 묻고 싶다"며 "진로·융합선택과목들은 아이들의 융합적 사고를 높이기 위한 과목이기 때문에 아예 지필평가가 불가능한 과목"이라고 지적했다.
"수능공통과목과 학생부로 수학 학력 검증 충분"
그는 "다양한 과목개설을 위해 소인수 과목 산출을 위한 인원수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산어촌의 소규모학교나 그 외 고등학교의 소인수 강좌에 5단계 상대평가가 적용되면 1~2명 정도만 1등급을 받게 되어 학생 간 경쟁은 지나치게 치열해지고 상대적으로 등급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소인수 강좌의 경우 적어도 1등급이 3명 이상 산출할 수 있도록 등급 산출 기준인원을 25명 이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수능 통합과학·사회 절대평가 적용 유지에 대해서 정 부소장은 "통합과학과 통합사회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연결하는 기초과목"이라며 "9등급 상대평가로 수능을 보면, 학교와 학생은 고등학교 3학년까지 이 과목을 무한 반복할 수밖에 없어 정작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고 주장했다.
심화수학 선택과목 추가에 대해서도 "수능공통과목 그리고 학생부만으로 수학의 학력 검증은 충분하다"며 "심화수학이 추가되면 오히려 사회과 등과의 교과 밥그릇싸움만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3학년 2학기에는 아이들 얼굴도 보기 어렵고 결석한 아이들은 학원이나 독서실로 간다. 정시와 수시를 통합하면 학생들은 학생부와 수능 중 자신이 유리한 것으로 진학할 수 있어 원서비 절약, N수생 감소 등 긍정적 효과가 가능하다"며 정시와 수능의 통합을 요구했다.
도종환 의원 "현실 때문에 못 바꾼다면 영원히 못 바꿀 것"
이날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 정성훈 과장은 "(절대평가만 할 경우) 학교의 성적 부풀리기가 있으면 대학들이 학교의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대학별고사를 하는 등 복합적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라며 "교육적으로 주신 의견이 너무도 합당하지만 다른 나비효과(부작용)가 있을 수 있어 안정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종환 의원은 "교육부는 미래형 교육과정이라고 이야기하면서 현실 때문에 바꿀 수 없다고 한다"며 "교육은 오늘이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는 것이고, 현실 때문에 못 바꾼다고 하면 영원히 바꾸지 못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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