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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컬럼비아대 학생들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강의 거부 시위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미 컬럼비아대 학생들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강의 거부 시위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
 
미국 컬럼비아대 학생들 일부가 반(反) 이스라엘 성명에 동참했던 학생들의 신상이 공개된 것에 항의하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강의를 거부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각) 클린턴 전 장관의 강의를 듣는 300여 명의 학생 중 약 30명이 수업이 절반도 지나기 전에 강의실에서 나와 복도에 모여 앉아 시위를 벌였다.

여기에 건물 로비 인근에서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수십 명의 학생이 찾아와서 시위에 합류했다.

이스라엘 비판한 학생들 신상 무단 공개

클린턴 전 장관은 컬럼비아대에서 케렌 야르히-밀로 국제공공문제대학원(SIPA) 원장과 함께 평화 프로세스 여성 참여를 주제로 강의를 매주 수요일에 2시간씩 하고 있다.

올해 9월부터 시작한 이 강의는 빌 클린턴 대통령 영부인,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의 이름 덕분에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나 이날은 수업을 거부한 학생이 많았다.

이번 시위의 발단은 지난주 컬럼비아대 인근에 세워진 한 트럭 전광판에 '컬럼비아의 주요 반유대주의자'라는 명단과 함께 본인 동의 없이 내걸린 학생들의 사진이었다.

사진 속 학생들은 지난달 9일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해 "전쟁과 사상자에 대한 책임의 무게는 분명히 이스라엘 극단주의 정부에 있다"라고 주장한 선언문에 서명했다.  

학생들은 트럭 전광판에 게시된 사진이 SIPA 학생들만 이용하는 비공개 온라인 플랫폼에서 촬영된 것이라며 학생들이 공개적으로 모욕당한 것에 대한 컬럼비아대 측의 법률 지원, 학생의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힐러리 "학생들 의견 표현할 권리 있지만, 동의하진 않아"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 컬럼비아대 홈페이지
 
클린턴 전 장관은 강의 중 학생들의 시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강의를 마친 후 옆문을 통해서 건물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얼마 후 "학생들이 의견을 표현할 권리를 존중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대한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그 학생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라는 성명을 냈다.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하며 하마스를 규탄했다.

그는 지난주 한 연설에서 "휴전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하마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가자지구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 이상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즉각 휴전해야 한다는 주장에 분명히 반대했다.

이어 "휴전이 되면 하마스는 무기를 다시 쌓고,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을 더 강력한 진지를 구축할 것"이라며 "휴전은 하마스에 정말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컬럼비아대 대변인은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학생과 지역 사회의 안전이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라며 "학생의 신상을 털어 위협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시위가 특정 인물이나 수업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며 "학생들은 어떤 정치적 이념이나 인물과 얽매이지 않은 연대의 행위라는 입장을 보였다"라고 강조했다.

#힐러리클린턴#이스라엘#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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