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6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대청호골프장반대범유역대책위(이하 대책위)는 지난 6일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충청북도가 골프장 건설 불허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책위는 옥천군이 상수원인 대청호 인근에 110만여㎡에 27홀 규모의 대형 골프장을 추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옥천군은 현재 골프장 예정지의 용도지역 변경 및 체육시설 입안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충청북도에 입안서를 제출하고, 충북도의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도시관리계획시설 결정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대청호 지양리에 추진 중인 27홀 골프장은 2012년에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충청권 400만 시민의 식수원인 대청호 인근에 골프장이 건설되면 안 된다는 게 이유였다.
지난 4월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의 골프장 545곳에서 사용한 농약은 213톤으로 전년 대비 5%(11톤) 증가했다. 전국 골프장 중 제주도의 3곳을 제외하면 모든 골프장에서 농약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농약 사용량을 100배 이상 축소 신고한 업체도 확인되어 조사 중이다.
결국 골프장에서 공개한 자료조차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뜻이다. 대책위는 "사업이 추진되어 대청호 골프장 농약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해도 책임질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책위는 최근 대청호 골프장 예정 부지의 생태환경조사에서 팔색조(멸종위기야생생물, 천연기념물), 새홀리기가 살고 있음을 확인했다. 예정 부지 600여m 떨어진 석탄리 마을 뒷산에서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 서식처를 발견했다.
또 삵(천연기념물,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하늘다람쥐(천연기념물,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발견에 이어 양서파충류인 맹꽁이(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청음), 곤충류 애기뿔소똥구리(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서식처를 확인했다.
단 하루의 조사만으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대거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대책위는 "이를 통해 자연생태환경이 아주 뛰어난 지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난개발을 할 수 있는 개발 부지로 적당하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책위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골프장 예정 부지 마을의 역사문화, 인문학적 가치 보전 및 계승 방안 마련 ▲자연환경보전의 필요성 확인을 위한 공동정밀 현장조사 실시▲골프장 조명에 의한 빛 공해 피해 재검토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서의 가치 재검토 등을 충북도에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