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는 자신의 보수색채에 대한 우려를 두고 "한평생 법관 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좌나 우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대 후보자는 9일 오전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과의 접견을 위해 찾은 대법원에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4년~2020년 대법관으로 있으면서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보수 성향으로 평가되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다. 2018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양심의 자유가 병역의무에 우선할 수 없다"면서 소수의견을 냈다. 2019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박 전 대통령 무죄 취지의 파기 환송 의견을 냈다.
[관련기사] '보수 대변자'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의 우려스러운 판결들(https://omn.kr/26c3t)
조희대 후보자는 "어깨가 많이 무겁습니다.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뿐"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사법부 신뢰 회복 과제를 두고는 "혹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 가서 사법부 구성원들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해보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앞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낙마로 대법원은 지난 9월 24일 김명수 대법원장 퇴임 이후 47일째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조희대 후보자와 취재진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
▲ ‘보수성향’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한평생 중도... 걱정 말라”
|
ⓒ 유성호 |
관련영상보기
|
취재진 : "지명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조희대 후보자 : "어깨가 많이 무겁습니다.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취재진 : "한 차례 고사하셨는데 이번에 수락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조희대 후보자 : "예, 중책을 맡기에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차례가 아니라 수천수만 번 고사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취재진 : "사법부 신뢰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조희대 후보자 : "사법부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국민들에게 혹시 누를 끼치지 않을까 두렵고 떨리는 심정입니다. 지금 당장은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입니다. 혹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 가서 사법부 구성원들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해보겠습니다."
취재진 : "보수색채가 강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
조희대 후보자 : "무유정법(無有定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해진 법이 없는 게 참다운 법이라는 말입니다. 저는 예전에 대법관 취임사에서도 우리 두 눈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본다고 했습니다. 제가 한평생 법관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좌나 우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취재진 : "(정년 때문에) 임기 3년 반 만 하는데 그에 대한 부담 없으신지요."
조희대 후보자 : "기간이 문제가 아니고 단 하루를 하더라도 진심과 성의를 다해서 헌법을 받들겠습니다."
취재진 :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에게) 면담하러 가시는데, 어떤 이야기 나누실 예정인지요."
조희대 후보자 : "가서 한번 잘 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