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새마을운동중앙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반년 사이에 관련 행사에 참석한 단체들이다. 이들을 가리켜 우리나라의 3대 관변단체라고 부른다. 3대 관변단체의 특징은 과거 독재자들이 정권 유지를 위해 만들 조직이라는 점이다. '한국자유총연맹'은 이승만의 반공연맹이 '새마을지도자'는 박정희가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는 전두환의 삼청교육대를 이끌었던 사회정화위원회가 그 원조이다. 태생부터 권력자의 주도로 조직된 단체이다보니 성향은 당연히 보수이다.
하지만 이들 단체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있으니 바로 조직력이다.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만 해도 3191개의 읍·면·동위원회가 있을 정도로 전국 곳곳에 이들 조직이 있다. 심지어 제주를 비롯한 섬에서조차 지부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행정 조직 외에 마을 단위까지 조직된 단체는 이 세 곳이 유일하다.
3대 관변단체, 5년간 보조금만 3291억... 올해는 777억
오랜 시간이 지나고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3대 관변 단체가 살아남고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막대한 보조금 지원이 있었다.
<경향신문>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중앙회', '바르게살기중앙협의회'가 지난 5년간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은 3291억 원이다. 올해만 777억 원이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세 단체에 대한 지방보조금이 상승했는데 광역단체장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뀐 곳이다. <경향신문>은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광역단체장이 바뀐 지역에서 증가한 보조금 액수는 36억 2744만 원이고, 올해 전체 상승분(45억 7584만 원)의 79.3%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체감하기 어렵지만 지방에서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가장 신경 쓰고 챙겨야 하는 곳이 3대 관변단체이다. 지역에서 영향력 높은 인사들은 대부분 참여하고 있고, 지역 여론 또한 이들이 주도하고 있다. 선거 전에 지지를 호소했던 후보자들은 당선됐더라도 다음 선거 출마를 고려한다면 보조금 증액에 찬성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 부부가 3대 관변 단체를 챙기는 이유는?
"상인들이나 사업하는 사람치고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내 주변에는 이 세 군데 모두 회원으로 있는 사람도 많다. 당연히 사업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다못해 식당에서 회식을 해도 매출이 오르고, 알음알음 일감도 나눠 주고 자식들 취업도 시켜준다. 우리 읍장도 (관변단체) 지부장에게는 함부로 못한다. 읍에서 행사할 때마다 꼭 불러서 인사도 시킨다." (관변단체 제주지부 회원)
3대 관변 단체에 참여하는 사람들 대부분 인맥을 쌓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활동한다. 지역 사회를 이끄는 유지들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에 대통령이 참석하고 축사를 하고 격려하는 것은 단체의 세 과시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또한 이 자리에서 말한 발언은 단체의 목표와 방향성이 되는 동시에 강력한 우군을 향한 메시지도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에 '한국자유총연맹' 창립행사에 참석해 "허위 선동과 조작, 가짜뉴스가 자유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7일에는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 "우리 정부는 바르게살기운동의 진실, 질서, 화합이라는 3대 정신과 바르게살기운동이 지향하는 목표와 가치를 적극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11월 12일에는 '새마을지도자대회'에선 "의지와 신념을 이끌어 준 위대한 지도자도 있었다"며 박정희를 치켜세웠다.
김건희 여사는 새마을운동에 관심을 갖고 각종 행사에도 참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통령 부부가 3대 관변 단체를 챙기는 배경에 내년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윤 정부 출범 이후 단체장 모두 여권 인사로 바뀌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