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을 들고 벼를 베는 보기 힘든 풍경이 최근 태안군 안면읍 중장1리에서 벌어졌다.
마을에 거주하는 고령농업인인 서아무개(80)씨가 좋지 않은 건강과 잦은 비로 벼 수확 시기를 놓치자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손을 보탠 것.
안면읍에 따르면 논에 빗물이 차 콤바인 등 농기계 활용이 불가해 앞이 캄캄한 상황이었지만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김중우 이장과 주민들이 직접 손으로 벼를 베기로 뜻을 모았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19일 아침 일찍부터 논 앞에 모인 김 이장을 비롯한 15명의 주민들은 6489㎡(약 1963평)의 논에서 농기계 대신 낫을 들고 수확에 나서 하루 동안 구슬땀을 흘려 수확을 마쳤다.
김중우 이장은 "농기계를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령의 어르신 혼자 벼를 베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봤다"며 "오랫동안 함께 정을 나눈 이웃으로서 어르신을 위해 일요일 하루만 다 같이 힘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는데 다행히 주민분들이 흔쾌히 받아들여 주셨다"고 말했다.
서씨는 "몸이 안 좋은데다 비도 많이 와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저희 논만 수확을 못 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이웃들이 바쁜데도 도와주러 오시고 군수님 등도 격려차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받은 것 이상으로 베풀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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