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아래 과기정통부) 장관이 7일 "우리나라 R&D(연구개발) 시스템의 체질을 선도형 R&D로 개선하기 위해 우리나라 최고 기술전문성과 집단지성의 집합체인 학회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협력 체계를 본격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R&D혁신 위한 '2023년 학회연합회 종합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정부 R&D가 추진해야 하는 새로운 방향과 길을 학회와 함께 모색하며, 세계 최초, 최고 수준의 연구를 지원할 것"이라며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한 다원적 기초·원천 및 차세대 기술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R&D혁신을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나라는 '추격형 R&D'를 통해 세계 과학기술 선도국과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좁혀왔고 성공적으로 적응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기술환경의 변화와 기정학(技政學, techpolitics)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가혹한 글로벌 경쟁 사회에서 생존하고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시대적 요구에 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참고로, '기정학 시대'란 지리적 요인보다도 첨단 과학기술을 가진 나라가 국제사회의 패권 국가가 된다는 의미다.
과기정통부는 "윤석열 정부는 지난 11월 27일 '윤석열정부 R&D혁신방안'을 수립해 추격형 R&D시스템을 극복하고 세계 최초, 최고를 지향하는 '선도형 R&D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에 열린 '학회연합회 종합간담회'는 소수의 연구자 혹은 그룹이 참여하는 현재 R&D시스템을 탈피하고, 최고 기술전문성과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분야별 대표학회 50여 개를 대상으로 학회연합회를 구성, 이들의 경험과 지혜를 과학기술 R&D 정책과 사업에 적극 반영하고자 추진됐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이번 종합간담회가) 1회성·이벤트성 행사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과기정통부와 학회 간 협력 체계를 공식화 하고 본격 도입함으로써 '다원성에 기반한 기초연구 및 신흥원천기술 확보'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국내외 생생한 현장 의견과 목소리를 정책으로 환류하는 등 기술분야별 정부-학회 협력체계와 학회연합회가 함께 모여 혁신을 강구하는 종합간담회 등 정례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학회연합회 종합간담회에서는 과기정통부에서 '윤석열 정부 R&D혁신방안'을 소개한 데 이어 '학회를 활용한 R&D정책·사업 연계 추진방안' 발표가 있었다. 한국연구재단은 '학술활동 건전성 강화 및 과학적 연구행정 고도화 방안'을 소개했다.
이후 비공개로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학회 전문가들의 가감 없는 현장 의견과 질문이 있었고, 이에 과기정통부 국·과장이 직접 답변하면서 활발한 소통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그동안 추격형 R&D체계에서의 문제점과 현재 R&D시스템의 개선방안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이종호 장관을 비롯해 과기정통부 기초국장, 과기정책국장, 연구재단 이사장·PM, 주요 학회 연합회 50개 내외 학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연이어 이공계 학생연구원들과 간담회... 연구현장 목소리 청취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대 삼성컨벤션센터 수련홀에서 '수도권 지역 이공계 학생 연구원들과의 대화' 자리를 가졌다. 이 간담회는 오전 학회연합회 종합간담회에 이어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R&D 시스템 전환 방안을 논의하고,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자리였다.
과기정통부는 "전국의 교육 현장을 직접 찾아 이공계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연구개발 예산 구조조정 취지와 향후 지원계획을 설명하는 '이공계 학생들과의 릴레이 대화'를 지속 추진하는 것의 일환"이라며 "수도권 지역의 선도적 연구대학의 R&D 시스템 혁신방안을 논의하고, 미래 R&D 혁신의 주체인 학생 연구원과 함께 대한민국 과학 기술의 미래를 논의하고자 학생 연구원과의 대화를 개최했다"고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권역별 이공계 학생들과의 릴레이 대화를 ▲1회 4대 과기원(대전, 11월 22일) ▲2회 전남대(호남권, 11월 28일) ▲3회 경북대(영남권, 11월 29일) ▲4회 충북대(충청권, 12월 1일)에서 개최했다.
5회째를 맞는 이날 간담회에서 김현영 서울대학교 연구원(약학과 박사후연구원)은 R&D 예산 구조조정 내용에 대해 묻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박사후연구원의 연구역량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세종과학펠로우십 확대를 요구하는 등 우려와 건의 사항들을 놓고 장관과의 대화가 이루어졌다.
이번 간담회를 주재한 이종호 장관은 연구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는 "윤석열 정부의 R&D 철학은 세계 최초, 최고를 지향하는 R&D 시스템을 기반으로 차세대 기술 경쟁을 선도하고,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이 장관은 "유망한 젊은 연구자가 글로벌 리더 연구자로 성장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수 있도록 도전적 연구 기회 및 박사후연구원의 국내외 연수 기회를 확대하고, 조기 연구 현장 정착을 지원하는 등 지속해서 정부가 강력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간담회에는 이종호 장관, 노경원 연구개발정책실장, 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 수도권 지역 이공계 대학원생 및 박사후연구원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