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곡산업단지 조성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예산군 신암면 주민들이 지역 대학 앞에서 펼침막을 들고 "산업단지에 땅을 팔지 말 것"을 호소했다.
주민들은 "조곡산업단지에 폐기물 처리시설까지 들어서면 주민들은 건강과 생존권에 위협을 받게 된다"며 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신암면 주민들은 지난 8일부터 홍성에 있는 혜전대학교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예산군 신암면에 조성될 45만 평 중 16만 평의 땅을 혜전대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부지에는 혜전목장이 위치해 있다.
지난 8일 혜전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주민 A씨는 "조곡산단 45만 평 중에 16만 평이 혜전목장 소유이고 6만 평 정도가 예산군 땅이다"라며 "군땅과 혜전목장 부지만으로도 토지 수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산업단지를 위한 토지 수용은 50%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혜전대학교가 땅을 매각하지 않으면 산업단지 건설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안다. 주민들이 혜전대에 땅을 팔지 말라고 호소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주민 B씨도 "우리 주민들에게는 생사가 걸린 문제이다. 바로 우리 집 앞에 산업단지가 건설 된다"며 "토지 소유권에서 혜전대학의 영향력이 가장 큰 상황이다. 혜전대학교와 주민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학교 법인 혜전학원' 앞으로 보낸 호소문을 통해서도 "조곡리 혜전 목장은 우리 주민들이 어릴 때 젖소 견학을 했던 추억이 남아 있다. 아름다운 농지로 지금도 가끔 들르는 외지인(여행객)들이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소중한 터에 화학 산업단지와 폐기물 매립지(1만여 평)를 조성한다고 해 우리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다. 혜전 땅을 산업공단지로 매도하지 않으면 조곡 산단 조성사업은 이루어질 수 없다. 예산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큰 결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혜전대 관계자는 "(땅을 파는 것과 관련해서) 공식적인 입장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계자는 "지난 2012년부터 (우리 대학) 등록금이 동결된 상태이다. 학교 수입이 계속 줄고 있다"며 "혜전 목장에서는 거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산업단지가 아니더라도 땅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단지 건설과 관련해서도 이 관계자는 "산업단지 건설은 예산군에서 결정할 문제이다. 예산군의 입장을 지켜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곡산업단지는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 일원에 약 43만 평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단지 내에는 9947평 규모의 폐기물 매립시설도 예정되어 있다.
[관련기사]
"귀촌하려 했는데, 산업단지라니..." 조곡리 주민 반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