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2028학년도 대입 시안을 검토하고 있는 국가교육위원회 위원들이 '대입제도 당사자인 학생 의견을 들은 적이 있느냐'는 교육시민단체 대표단의 물음에 "없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시민단체 대표들은 "과연 국가교육위가 설립 취지인 국민들의 숙의를 이끌어내려는 기구가 맞느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당사자 의견 안 듣고 무시하다니..."
14일 전국 125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2028 대입시안 대응모임은 지난 12일 오후에 벌인 국가교육위원들과 면담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국가교육위 정대화 상임위원, 조희연 위원(시도교육감협의회장), 전은영 위원(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 등 3명의 중도, 진보 성향 위원이 참석했다. 국가교육위원은 이배용 위원장을 비롯해 모두 20명이다.
이 면담에서 교육시민단체 대표단은 "학생들은 '전 과목 상대평가만은 막아주세요. 우리도 숨은 쉬어야 되잖아요'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정작 대입제도 설계에서 대입 당사자인 학생들을 모아서 얘기라도 나눠보았는지, 당사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라도 해봤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국가교육위원들은 "그런 기회가 없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대표단은 "당사자인 학생들 의견은 듣지 않고 그저 고통을 감내하는 존재로 간주하고 무시하고 배제하고 있는 이 국가교육위 논의 과정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과연 국가교육위가 설립 취지인 국민들의 합의와 숙의를 이끌어내면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맞느냐"고 비판했다.
또한 이날 일부 국가교육위원들은 대표단에 "국가교육위가 신설 기관이다 보니 위원들이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도 깊은 토론이나 학습이 부족하다"면서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전문가들과 현장의 얘기를 충분히 듣고 결정을 해야 하는데, 국가교육위 자체가 그렇게 운영되고 있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이와 관련 이날 참석한 국가교육위원들은 "2028 대입 시안은 법률상 내년 2월까지 발표하면 되는 것인데, 교육부는 12월까지 논의를 끝내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교육부가 이 시안을 길게 논의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길 원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회의에서 국가교육위 분위기는 그만 끝내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IB도 절대평가, 고교학점제 국가 대부분도 절대평가"
이에 대해 대표단은 국가교육위원들에게 ▲고교 내신 5등급 상대평가 철회 ▲수능 상대평가와 현행 점수 체계 유지 철회, 절대평가 전환 ▲'수능 심화 수학' 영역 신설 폐기를 촉구했다.
내신 절대평가 요구와 관련해 이날 대표단은 "실제 절대평가로 운영되는 IB(국제학력평가시험)의 경우 채점 결과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점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나라 대부분이 학교 평가는 절대평가로 하고 있듯, 우리나라도 대입에서 내신 절대평가는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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