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법정에서도 그렇게 진술했고, 국회에서도 일부 진술을 했다. 그때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내가 육사에 갔더라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다. 5·16 때 김종필은 중령급이다. 그 쿠데타의 주역들은 중령이다. 검찰로 치면 부장에 해당된다. 부장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말씀을 했다.
그리고 (윤 총장이 한 말 가운데) 기억나는 것은 '<조선일보> 사주를 만났는데, 평안도에서 내려온 사람인데 결속력이 대단하다'. 바로 이어서 '검찰의 역사는 빨갱이 색출의 역사다'라는 (말을 했다.) 나머지 전생에 관한 이야기들은 종교의 영역이니까 굳이 구체적으로 얘기 안 하겠다."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은 12월 17일 밤에 공개된 유튜브 채널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 인터뷰에서 윤석열 총장이 '내가 육사에 갔더라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라고 한 말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2020년 3월 19일 대검 부장들의 저녁 번개모임에 참석했을 때였다.
한 전 부장이 감찰부장에서 퇴임한 뒤 언론과의 공식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총장의 '쿠데타 발언'을 정확히 들었느냐는 거듭된 물음에 한 전 부장은 "윤 총장이 23기, 내가 24기이기 때문에 서열이 높아 (윤 총장의) 바로 옆에 앉았다"면서 "다른 분(부장)들은 폭탄주를 많이 마시거나 거리가 좀 떨어져 있어서 못 들었을 수도 있지만, 그 발언들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나는 정확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시 한 전 부장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했다.
윤석열 총장 "내가 육사에 갔더라면 쿠데타를 했을 것"
12월 19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취소 소송' 항소심(2심)이 열린다. 1심에서는 징계가 정당했고, (윤 총장에게) '중대 비위'가 있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물음에 한 전 부장은 이렇게 답했다.
"검찰은 권한과 이익을 영속화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역사를 쭉 지켜보면 '문재인의 검찰이냐, 박근혜의 검찰이냐, 이명박의 검찰이냐'라는 표현을 쓰는데 검찰은 한 번도 어느 정부의 검찰이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검찰의 검찰'이었을 뿐이다.
검찰 특수부 출신 변호사들은 전관예우 등의 이익을 향유하고 있는 걸로 서초동에 알려져 있다. (퇴임 후) 물질적인 이익과 더불어 (재임 중에는) 막강한 수사권을 갖고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의 독점권, 특활비 등을 놓지 않고 방어 해내려고 한다. 윤석열 총장은 역대 가장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한 전 부장은 "결국 윤석열 총장은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 보수 언론과의 하이레벨에서 어떤 밀약 같은 (관계를 맺었다)"라면서 "일제시대나 해방 이후 한국사를 관통하는 가장 막강한 두 개의 권력이 만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월 19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취소 소송' 2심 판결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한 전 부장은 "지금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말을 아꼈다. 다만 어떤 결론이 나든 간에 '역사에 남는 기록'이기에 그 의미가 매우 크고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사건은 원고가 승소하든 패소하든 상고심에 가서, 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되는 소부에서 할지, 전원합의체로 갈지 모르겠지만, (재판 결과가 최종 확정돼) 더 이상 다투지 못할 때 나온 결과를 살펴봐야 한다. 이 판결은 영구 보존된다. 어떠한 기록으로 남을 것인지 어느 것이 헌법의 가치에 충실한 판결이었는지 살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