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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의회가 ‘충남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면서 지역사회에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충남도의회가 ‘충남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면서 지역사회에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 YTN 화면 갈무리

충남도의회가 충남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 가운데 지역사회 내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15일 열린 제348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재석의원 44명에 찬성 31명, 반대 13명으로 가결했다. 이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폐지된 것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반대 발언에 나섰지만 수적 열세로 결국 통과됐다. 충남도의회 정당별 의석수는 국민의힘 34명, 더불어민주당 12명, 무소속 1명이다.

이에 서산풀뿌리시민연대(아래 시민연대)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도민과 학생 당사자의 의견도 무시한 채 전국 최초로 폐지했다"며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해야 할 도의원들이 자신의 책무를 망각했다. 이들은 일부 혐오 세력과 시대착오적 주장에 동조해 학생인권조례를 폐지시켰다"고 충남도의회를 규탄했다.

시민연대는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법적 소송에서 지난 2015년 대법원과 2019년 헌법재판소는 헌법에 부합한다며 모두 학생인권조례 손을 들어준 점을 언급하면서 국민의힘이 주축이 된 충남도의회가 이를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연대는 "인권은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로 보편적 가치다. 세상에 보호받지 말아야 할 인권은 없다"며 "충남도의회는 역사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연대는 충남교육청과 김지철 교육감을 향해  재의 요구와 함께 법적, 행정적 조치를 통해 학생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서 줄 것을 주문했다.

시민연대는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 국민의힘 중심의 충남도의회를 강력 규탄한다"면서 "폐지에 찬성한 도의원들을 기억하고 시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충남학생인권조례가 15일 끝내 폐지됐다.
충남학생인권조례가 15일 끝내 폐지됐다. ⓒ 심규상
  
지난 15일, 표결에 앞서 국민의 힘 이상근(홍성 제1선거구) 의원은 "학생인권조례안은 전부 학생이 누려야 할 자유와 권리, 권리침해에 대한 구제 항목만 있다"며 "학생이 지켜야 할 의무나 타인의 권리 존중에 대한 항목은 전혀 없다"라면서 폐지를 찬성했다.

민주당 김명숙(청양) 의원은 "이 조례에 대해서는 내년 1월 18일까지 법원의 입장이 나올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충남교육청은 "인권친화적 학교의 교육적 가치가 후퇴한 것"이라면서 재의 요구 방침을 밝혔다.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해 신현웅 정의당 서산태안위원장은 18일 기자와 통화에서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지켜주자고 만든 조례를 보완도 아니고 아예 없애 버리는 것이 현시대에 맞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서산지역 도의원 3명 모두 찬성했다. 역사를 후퇴시킨 행동으로 보인다. 굳이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따졌다. 

충남학생인권조례는 지난 2020년 7월 시민단체와 인권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제정됐지만, 결국 3년 5개월만에 폐지될 운명에 놓였다.

#충남학생인권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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