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흠 : "후보자 입장에서 음주운전을 했으면 그 기록을 봤을 것 아니냐."
강도형 : "그 기록을 제가 보지 못하고..."
박덕흠 : "인사청문회에서 자기가 해명해야 하는데 (관련) 기록을 안 봤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잖아."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답변에 국민의힘 의원조차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음주운전·폭행 등 앞서 부각됐던 본인 관련 의혹들에 대한 자료를 청문위원들에게 제출하지도 않고, 본인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는 답변 때문이었다.
강 후보자는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1999년, 2004년 각각 저질렀던 본인의 폭행죄와 음주운전에 대해 "제가 젊은 시절에 하지 말았어야 할 부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우선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관련 경위 및 내용을 설명할 자료를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그는 앞서 관련 의혹들에 대해 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청문회 과정에서 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 해명들도 본인의 기억에만 의존한 것이라 청문위원들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했다.
"자료 갖고 있지 않다, 기억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준비단에선 음주운전과 관련 '후보자가 (음주) 다음날 오전 숙취상태에서 운전하다 적발됐다고 했는데 맞나"라고 물었다. 이에 강 후보자는 "제 기억에 남아있는 게 그거라서 (준비단에서) 그렇게 (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증빙할 기록이나 자료 없이 본인 기억에 기초한 해명이었단 얘기였다.
김 의원은 "정확히 답하라. 2004년이면 충분히 기억할 수 있는 내용이다. 아침에 단속됐나. 저녁에 단속됐나"라며 "그를 증빙할 자료를 지금 제출할 수 있냐"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아침에 단속됐다"면서도 "(자료제출 여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특히 "제가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기억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청문회 자리에서 말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과도 비슷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좀 정확하게 해야 될 필요가 있다. 국민께 소상히 말해야 한다"라며 "(음주운전 단속이) 오전이었다면 몇시 정도였냐"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제가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오전 6시 전후로 기억난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러면 2004년 몇 월 며칠에 단속됐나"라는 질문에는 "그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본인의 음주운전 관련 기록을 청문회 전에 확인하지 않았냐고 물었을 땐, "그 기록을 제가 보지 못했다"고도 말했다.
박 의원은 "제가 여당이지만"이라면서 그의 답변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는 "(본인의) 음주운전 사실이 (청문회 전) 언론에 보도되고 이슈화될 것이라 생각했다면, 기억이 잘 안 나니깐 기록을 보고서 사실에 입각해서 진술해야 하잖나. 그런 건 미리 숙지하고 해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강 후보자는 "준비기간이 짧다보니깐 다른 것을 준비해야 해서 꼼꼼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본인이 1999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 30만 원의 처분을 받았던 데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야당 의원들은 "공공문서로 남아있는 자료는 제출 가능하지 않냐"면서 판결문이라도 낼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강 후보자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력에 한계가 있고 상대방의 정보가 있을까봐 두려워서 제출을 못했던 것"이라며 "젊은 시절이었지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해서는 국민께 정말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폭행 관련해선) 위험운전을 하는 분께 사과를 했으면 좋겠단 얘기를 하면서 언성이 높아지고 멱살을 잡다보니깐 그렇게 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법카, 자택 인근이지만 사적사용 아냐"에 여당 의원도 "사과하셔야"
법인카드 사적사용 의혹·논문 자기표절 의혹 등 다른 의혹들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특히 강도형 후보자가 2020년 이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장·제주특성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등으로 재직 당시 자택 인근에서 결제한 법인카드 사용액이 530만 원에 이른다는 법인카드 사적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여당 쪽에서도 깔끔하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강 후보자는 이날 관련 질문에 "(자택 인근 지출이) 법인카드 사용규정에서 벗어난 건 없었고, (외부 손님들과) 회의 이후에 사용한 것"이라며 "특히 (자택 인근) 위치가 손님들과 같이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지역이기 때문에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돼지구이전문점 등에서도 외부손님과 회의를 했냐"는 신정훈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도 "(식당에) 내실이 없다고 회의하지 말란 법이 있겠나"라며 "개인적인 사용은 없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제가 여당이긴 하지만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선) 사과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식당이 많고 손님들 이용하기 편해서 자택 인근에서 법인카드를 썼다'는 후보자 답변은 일리 있지만 법인카드를 쓰는 대한민국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이런 지적을 받을까봐 자기 집 근처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강 후보자는 이러한 지적에 "네,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