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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억 클럽'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곽상도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10월 25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50억 클럽'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곽상도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10월 25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이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을 뇌물에 이어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추가 기소하자 "이중기소"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9일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에 곽 전 의원이 직접 출석해 재판부에 호소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이후 저는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며 "검찰 수사팀이 꾸려져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 시절 권한 남용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받았고, 성과가 없자 김학의 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프레임을 짜 또 대대적인 검찰 수사를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억울함이 깃든 목소리로 "이런 탄압이 5년 내내 이뤄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김만배씨에게 돈을 달라고 할 수 있었겠냐. (문 전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와 (딸) 문다혜씨까지도 나를 고소했다. 내가 어떻게 나쁜 짓을 할 수 있냐"라고 항변했다.

또 곽 전 의원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도움을 줬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은 호반건설과 화천대유 관계자 핸드폰과 메모지까지 압수수색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하나은행에 로비해 달라는 청탁을 받지도,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적도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김만배씨의 청탁을 받고 사업에 도움을 준 대가로 아들 병채씨를 통해 50억 원(세금 등 제외 25억 원)을 받은, 뇌물·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지난 2월 1심 법원은 "아들 병채씨가 곽 전 의원으로부터 독립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경제공동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대가성이 합리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주요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남욱 변호사에게 5000만 원을 수수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며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주요 혐의에서 유죄를 입증하지 못한 검찰은 지난달 말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에 공소장 변경허가를 신청했다. 해당 내용은 곽 전 의원이 아들 병채씨와 함께 화천대유 김만배로부터 50억 원(실수령 25억 원)을 받았음을 입증할 구체적 주장과 남욱 변호사가 건넨 자금이 5000만 원이 아닌 1억 원이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상도 측 변호인 "공소장 변경, 불허해야"

이날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시종일관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재판부가 허락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폈다. 

구체적으로 변호인은 "검찰은 별도의 5000만 원 수수 범행을 공소사실에 추가하고 죄목도 단순 정치자금법 위반에서 특경 알선수재 혐의로 구성했다.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공소사실에 대한 기본적 사실관계를 바꾸면서까지 공소장 변경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면서 "이는 검찰 스스로도 항소심에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가 선고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공소장 변경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며 최초 공소사실과 상이할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허용되지 않는다. 

또 변호인은 "1심 공판 내내 '(아들) 곽병채를 공범으로 보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그때마다 검찰은 곽상도만 단독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1심 재판부도 곽병채를 공범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검찰은 계속해서 기존 주장과 반대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1심에서 아들 곽병채를 공범으로 보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기소까지 수집된 증거에 의하면 곽병채의 공범성 입증 및 검토가 부족했다"라고 밝히며 "추가 수사를 통해 곽병채가 공동정범에 이를 정도의 행위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라고 설명했다.

공소장 변경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해 곽병채가 피고인의 뇌물 공범인 사실이 확인됐고 대장동 알선행위와 뇌물수수 경위가 구체적으로 밝혀졌다"며 "금품 대가가 정치자금이자 남욱의 항소심 알선 대가 명목이고 피고인 김만배가 이에 적극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의견서 제출을 요구하고 준비절차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내년 2월 6일에 열릴 예정이다.

곽상도 "명백한 이중기소... 똑같은 내용으로 또 재판받는다"
  
  검찰이 지난 9월 6일 배임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주거지, 사무실 등 3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지난 9월 6일 배임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주거지, 사무실 등 3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 연합뉴스
 
이어 곽 전 의원은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종료된 지 30여 분이 지난 오후 3시 30분께 다시 한번 피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법 425호 법정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오후 3시 30분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 부자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과 아들 병채씨가 2021년 4월쯤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김씨로부터 하나은행 컨소시엄 이탈방지 청탁 알선 대가 등으로 세금 공제 후 약 25억 원 상당을 수수하면서 이를 화천대유 직원이던 병채씨의 성과급으로 가장해 은닉했다고 보고 있다.

곽 전 의원은 이 사건 1심에서 주요 혐의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은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자리에서 곽 전 의원은 추가 기소를 "명백한 이중기소"라고 규정하며 "똑같은 내용으로 또 재판받아야 한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한번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었다. 해당 입장문은 한 시간 전쯤 그가 다른 재판정에서 읽은 것과 구성과 내용 면에서 차이가 없었다.

재판부는 이듬해 2월 27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번 더 진행하고 그때까지 증거 인정 여부 등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곽상도#대장동#문재인#곽병채#김만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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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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