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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곡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하는 충남 예산군 신암면 주민들이 성공회 예산성당에서 성탄 예배를 드리고 있다.
조곡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하는 충남 예산군 신암면 주민들이 성공회 예산성당에서 성탄 예배를 드리고 있다. ⓒ 이재환
 
"메리 크리스마스!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이 땅에서는 조곡리에 평화"

크리스마스인 25일 충남 예산군에 있는 성공회 예산성당(성마르코 성당)에서는 특별한 성탄 예배가 진행됐다. 이날 성당에서 진행된 '성탄 대축일 감사 성찬례'에는 신암면 조곡 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하는 조곡리와 예림리 주민들도 함께했다. 심규용 신부가 주민들을 초대해 위로하고 함께 예배를 드린 것이다.

조곡산업단지는 신암면 일원에 약 43만 평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산업단지건설과 동시에 폐기물처리시설(약 3만 2000제곱미터)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날 성탄 성찬례는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는 요한 복음의 한 구절로 시작됐다. 하덕규의 노래 <누구도 외딴섬이 아니다>도 잔잔하게 울려퍼졌다.
 
 심규용 성공회 예산성당 신부
심규용 성공회 예산성당 신부 ⓒ 이재환

심규용(안토니오) 신부는 "예산 조곡리를 생각하면 그곳이 우리시대에 홀로 떠 있는 섬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어느 누구 하나 그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우리 동네가 아니고, 내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런 무관심은 종국에는 자신을 겨누는 칼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 신부는 "누구도 홀로 남겨 두어선 안된다"며 자본과 권력이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군청과 기업을 상대로 외롭게 투쟁하고 있는 신암면 주민들을 위로했다.

그는 "여기 사람이 살고 있다고 외쳐야 한다. 우리는 손을 잡고 함께 호소할 것이다. 빛이 어둠 속을 비추고 있음을 믿는다"라며 "우리가 함께 손을 잡을 때 우리는 섬이 아닌 거대한 대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림리 주민 A씨는 "힘들고 지치다가도 이웃의 관심과 도움이 있어 힘이 난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조곡산업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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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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