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이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 후보자의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27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규제 및 정책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수장이 될 자가 방송·통신에 대한 경력이 단 한 줄도 없고, 인사청문회 직전 내놓은 서면질의 답변자료도 가관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동관 전 위원장이 공영방송 시장을 어지럽힌 뒤 탄핵이 무서워 스스로 도망치자마자 윤 대통령은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아는 형님이자 검사 선배인 김홍일을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며 "드디어 검사가 방통위원장이 되는 시절이 시작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에 적합한 정치적 중립성, 공정성, 나아가 방송에 관련된 전문성이 단 하나라도 있냐"면서 "윤 정권은 검찰 카르텔로 묶어진 검찰 전체주의 정권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BBK 면죄부 검사, 어떻게 방통위 수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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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전문성 제로, 김홍일은 방통위원장직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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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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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원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용산 대통령실이 내리꽂은 낙하산 사장 박민이 KBS에 온 지 한 달 정도가 됐는데 많은 것들이 망가졌다"면서 "최근 KBS <시사기획 창>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내용을 담은 '윤비어천가'가 방송을 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동관 체제의 산물이며, 그가 탄핵 위기에 몰린 뒤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자 그 자리에 온 자가 김홍일"이라며 "BBK 면죄부 검사, 고검장 퇴임 이후 전관예우를 통해 단 10년 만에 49억 원 재산 증식을 이룬 기득권, 그리고 윤 대통령의 매우 친한 술친구로 설명되는 김 후보자가 도대체 어떻게 방통위 수장의 자격을 갖췄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김 후보가 전날(26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자료를 읽어봤는데 무려 920쪽짜리 답변자료임에도 방통위원장으로서의 식견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라며 "(김 후보자는) 이 전 위원장에 대해 '법적 책임은 없다 생각한다'고 답했고, '바이든-날리면 논란'에 대한 질의에서도 '날리면으로 들었다'는 등의 궤변을 늘어놨다. 거의 모든 질의에 단답형으로 답하며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정형택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연이은 방통위원장 낙마', '그로 인한 방통위 공백'을 우려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정권의 방송장악 기도, 언론 자유 말살 기도, 민주주의 후퇴를 걱정해야 할 때"라며 "방송의 'ㅂ' 자도 모르는 김 후보자의 부족함은 차고 넘친다"며 "스스로 김 후보자가 물러나게 할 것이고,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이 전 위원장 때처럼 국민적 저항으로 끌어내리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 후보자의 첫 번째 과업은 공영방송 장악, 두 번째 과업은 윤 정권의 언론검열 야욕에 다시 불을 지피는 일, 세 번째 과업은 공영방송과 종편 등 방송사업자에 대한 각종 심사를 지렛대 삼아 비판 보도의 목줄을 쥐는 일일 것"이라며 "김 후보자는 당장 사퇴하라"고 발표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두고 지난 1일 돌연 사퇴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의 후임으로 검사 출신인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 언론노조는 이날뿐만 아니라 그 동안 성명, 기자회견 등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해왔다.
한편 언론노조는 28일 오전 10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을 두고 방송회관 앞에서 류 위원장의 사퇴 기자회견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