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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 주최로 열린 '국민의힘 국민인재 토크콘서트-대한민국의 보석을 찾다’에서 영입인재 호준석씨가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 주최로 열린 '국민의힘 국민인재 토크콘서트-대한민국의 보석을 찾다’에서 영입인재 호준석씨가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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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에 산다고 그러면 뭔가 뒤떨어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특별시 구로구갑 지역구에 출마할 예정인 호준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전 YTN 앵커)이, 본인의 지역구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역구의 열악한 현실을 지적하고자 하는 맥락이지만, "옛날 이미지" "낙후" "뒤떨어진"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

국민의힘은 전신 때부터 몇차례 이 같은 '지역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구로는 옛날 이미지, 실제로 집값 제일 낮아... '구로 디스카운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단수 공천'을 받은 호준석 대변인은 16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본인의 공약으로 "3대 교체를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그 중 첫 번째로 "이름 교체"를 내세웠다.

그는 "구로라는 이름을 좋아하시지 않는 주민들이 굉장히 많다"라며 "옛날 이미지, 낙후됐다는 곳, 구로에 산다고 그러면 뭔가 뒤떨어진…"이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집값이 제일 낮은 곳이 구로이다, 서울에서"라고도 덧붙였다.

호 대변인은 구로라는 이름의 어원에 대해서도 "9(九)명의 노(老)인들이 살았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그 노인들이 누구신지 언제 살았던 분인지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약간 실체가 없는 전설"이라고 지적했다. "구로 디스카운트(Discount)가 굉장히 많다"라고도 덧붙였다. 구로라는 지역명의 이미지가 안 좋아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지역 개발 공약을 중점적으로 내놓을 것이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호응했다. "정말 제가 처음 이사 왔던 30년 전하고 거의 달라지지 않은 곳들이 너무 많다"라며 "옛날 주택가들 이런 데는 워낙 넓게 분포돼 있고 정말 그대로이다. 마치 타임머신 타고 간 것처럼"라고도 부연했다.
  
부산 수영구 도전하는 장예찬, 과거 부산 비하 발언 재조명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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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수영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도전장을 내민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어 논란이 재현되는 모양새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15년 7월 20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부산이 좋다"라며 "교양 없고 거친 사람들. 감정 기복 심한 운전자들. 미친놈이 설계한 시내 도로. 말로만 잘해준다는 회센터 이모들"이라고 썼다. 그는 "부산역에 내려 답지 않게 걸쭉한 쌍욕을 뱉으면 어렸을 때 마냥 다시 막살아도 될 것 같은 그런 무책임한 기분이 든다"라는 문장으로 포스팅을 마쳤다.

해당 게시글은 작년 전당대회 당시 청년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회자된 바 있다. 그가 부산에서 차기 총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 글이 재차 누리꾼과 유권자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

장 전 최고위원은 "반어법"이라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는 CBS노컷뉴스를 통해 "2015년에 서울에 살다가 오랜만에 부산역에 내려 부산에 대한 정겨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며 "내용을 보면 부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반어법으로, 웃음 지으면서 부산에 와서 너무 좋고 신난다는 마음이지 않느냐"라고 설명했다. "이걸 가지고 부산 비하라고 하면 많은 부산 사람들이 오히려 말도 안 된다며 비웃을 거라고 확신한다"라고도 강조했다.

과거 '이부망천' 논란까지 재소환
 
정태옥 전 한국당 대변인
 정태옥 전 한국당 대변인
ⓒ 정태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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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이처럼 지역구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이부망천' 사건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소속이었던 정태옥 국회의원이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앞두고 YTN에 출연해 "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간다"라고 발언한 것.

당시 그는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데 잘 살다가 이혼 한 번 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저 부천 정도 간다"라며 "부천 있다가 또 살기 어려워지면 그럼 저기 인천 중구나 남구(현 미추홀구)나 이런 쪽에 간다"라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그는 "생활 수준이 서울에서 살기 힘들어지면, 실직하면 부천 정도로 오고, 부천에서 이혼하면 또..."라며 재차 못을 박았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의 행정을 옹호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었으나, 인천시의 여러 통계 지표들이 안 좋은 것을 "빈민들이 모이는 지역적 특성 탓"으로 돌린 바람에 인천시민과 경기도 부천시민을 함께 비하한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정태옥 의원은 대변인직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숙였고, 그래도 반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자진 탈당했다. 이후 복당해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신청했으나 '컷오프'됐다.

태그:#호준석, #구로, #지역비하, #이부망천, #410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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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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