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충북교육감이 또 다시 '실력'을 강조했다. 16일 주간 정책회의에서 윤 교육감은 '실력다짐 충북교육' 실현을 위해 경청과 현문현답의 자세로 학교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학교가 '땀 흘리고, 책 읽고, 공부하는 학생'으로 가득해 '실력을 다지는 곳'이 되기를 소망한다고도 했다.
윤 교육감의 '실력'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월 초 기자회견에서 윤 교육감은 "올해 충북교육은 실력을 다지고 노력하는 미래인재를 기르는 데 전심전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몸 활동, 독서 활동, 학력 신장을 위해 지원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런데 정작 '어떤 실력'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물론 윤 교육감은 "실력을 다진다는 것은 다양한 몸 활동을 통해 몸 근육을 키우고, 독서 활동을 통해 마음 근육을 강화하여 기초·기본 학력을 갖추기 위한 부단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실력다짐의 새로운 변화는 몸 활동과 독서 활동을 통해 기초‧기본 학력을 갖추게 함으로써 완성된다"고도 했다.
이후 '노력하는 미래인재'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방법과 변화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학생'이라고 정의했다.
여전히 모호하다.
16일 주간 정책회의에서 한 발언은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윤 교육감은 "실력다짐이라고 강조하면 그 말의 의미가 전통적이고 부정적인 관점에서 학생들에게 학습에 대한 경쟁을 강요하는 것으로 비춰질까 걱정스럽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 그리고 평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고 그들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력에 대한 개념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에 적합한 개념을 설정해야 하는 것이 올해 우리의 과제"라고도 했다.
결국 이날 윤 교육감의 '실력' 발언은 그동안 윤 교육감 본인조차 실력에 대해 명확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모든 아이들이 저마다의 재능과 역량을 꽃피워 미래를 설계하고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갖도록 한다'면서 '지금 시대가 필요로 하는 학력을 제대로 갖추도록 하는 것이 공교육의 목표요 사명'이라고 말하고, 또다시 '이것은 경쟁교육은 아니다'라고 한다.
윤 교육감이 말하는 실력의 실체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명확하지 않은 '실력' 개념은 윤 교육감의 철학 부재 지적으로 이어진다.
미래사회 인재상과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실력'이 무엇인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질문하는 힘 ▲창의성 ▲협력 ▲공감 능력 ▲인문학적 소양 ▲주체성 등이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사람들은 현재 공교육 체제에서 이러한 실력을 키우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윤건영 교육감은 미래사회에서 필요한 '실력'을 현재 경쟁교육 시스템을 통해 얻겠다고 한다.
윤 교육감은 미래인재 개념과 경쟁교육을 넘나들며 실력의 개념을 찾을 것이 아니라 우리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실력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그 실력이 길러지는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