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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부고속도로 하남만남주유소
중부고속도로 하남만남주유소 ⓒ 한국석유관리원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처음 만나는 하남만남주유소는 2022년 연매출 580억 원이 넘는 알짜배기 휴게소로 중부고속도로 주유소 중 매출 1위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도공이 관리하는 'ex-oil' 주유소인데 기름 판매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도공이 관리하는 'ex-oil' 주유소는 도공의 평가를 받아 계약 지속여부를 결정한다. 판매가가 전국 'ex-oil' 평균 유가 대비 -35원이어야 점수를 받게 되는데 하남만남주유소는 +10~20원 정도다.   

실제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을 통해 확인해 보니 하남만남주유소는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주유소 중 가장 비쌌다. 일례로 아래 도표에서 보듯 지난 2월 6일 현재 하남만남주유소의 휘발윳값은 1595원인 반면 같은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나머지 3곳 주유소는 1528, 1540, 1544원이었다. 많게는 67원에서 적게는 51원을 더 받았다(공교롭게도 오마이뉴스가 취재를 시작하자 가격을 내려 25일 현재 1580원으로 나머지 세 곳 1582, 1588, 1590보다 쌌다).  

무엇보다 지난 1년간 해당 노선에서 도로공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음성(남이)주유소와 비교했더니 평균 59원이 비쌌다.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4개 주유소 평균 휘발윳값(2024.2.6)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4개 주유소 평균 휘발윳값(2024.2.6) ⓒ 오피넷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4개 주유소 휘발윳값(2024.2.25). <오마이뉴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하남만남주유소는 휘발윳값을 내렸다.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4개 주유소 휘발윳값(2024.2.25). <오마이뉴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하남만남주유소는 휘발윳값을 내렸다. ⓒ 오피넷

   
 하남만남주유소와 음성(남이) 주유소 2023년 연간 판매가격 비교(휘발유)
하남만남주유소와 음성(남이) 주유소 2023년 연간 판매가격 비교(휘발유) ⓒ 오피넷

  
 하남만남주유소와 음성(남이)주유소 2023년 연간 판매가격 비교(경유)
하남만남주유소와 음성(남이)주유소 2023년 연간 판매가격 비교(경유) ⓒ 오피넷
 
하남만남주유소의 도공 운영 평가 결과를 확인해 보니 2021년과 2022년 연속 5등급이었다. 5등급이란 평가대상시설 중 최하위 10%에 해당한다. 최하위 등급을 받고도 계속 비싸게 기름을 판 것이다. 

하남만남주유소만 기름을 비싸게 구매해서 판매가가 높은 것일까? 도공에 따르면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은 도공이 공동 구매한다. 따라서 하남만남주유소만 구매 가격이 높을 수 없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 ex-oii 주유소는 유류를 공동 구매한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 ex-oii 주유소는 유류를 공동 구매한다고 밝혔다. ⓒ 한국도로공사
 
평가 등급 최저에 계속 비싼 기름 팔아도 제재 안 받아

이 주유소의 운영업체는 (사)한국휴게시설협회다. 협회는 고속도로 임대 휴게소와 주유소를 운영하는 회사들의 협의체다. 각각의 회원사들이 모두 휴게소 또는 주유소를 운영 중인데도 이 주유소는 협회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 협회는 정식 입찰이 아니라 도공과 수의계약을 해 임시운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임시운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2011년 9월 1일부터 현재까지 임시운영 중이다. 임시운영 기간만 무려 13년째다. 

하남만남주유소가 5등급을 두 번이나 받고도 계속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도 임시운영시설이기 때문이다. 임시운영시설은 한시적이기 때문에 평가결과에 따른 제재가 없다.

하남만남주유소의 비싼 기름값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임시라 할 수 없는 13년간의 임시운영 체제. 도공은 왜 납득할 수 없는 운영을 방치하고 있을까?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답변서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답변서 ⓒ 한국도로공사
 
이에 대해 도공은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에 보낸 답변서에서 "하남만남주유소는 셀프가 아닌 주유원이 직접 기름을 넣어주는 주유소"라며 "주유소 판매가격은 해당시설 운영업체에서 손익을 고려하여 결정한다"라고 답변했다.  

또 13년째 임시운영인 이유에 대해 도공은 "2011년부터 복합휴게시설 개발 무산, 신도시 개발 사업 지연 등의 사유로 운영업체 선정이 지연되"어 그런 것이라며 "22년 7월 복합개발 시행자가 선정되어 기존시설 철거 후 복합 휴게시설 건축공사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고속도로 주유소에 밝은 관계자 A씨는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같은 가격으로 기름을 구매한 후 리터당 평균 59원씩 비싸게 팔면 영업이익은 놀랄 만큼 늘어난다"라며 "연매출 580억 원의 하남만남주유소라면 약 20억 원의 매출이익이 추가로 발생했을 것이고 도공 임대료와 직접 주유에 따른 인건비 등을 빼더라도 최소 10억 원의 순이익이 더 발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3년째 임시운영인 이유에 대한 도공의 답도 석연치 않다. A씨는 "하남만남주유소의 사정이 그렇다면 도공이 직접 운영하면 된다. 만일 직접 운영할 수 없다면 공개입찰을 하면 된다. 공기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개입찰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도공은 이미 3개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9개의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를 직접 운영 중이다. 그런데도 하남만남주유소의 경우 수의계약으로 임시운영사를 선정한 후 13년째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이다. 
  
 한구도로공사 주유소 평가결과 (2022년). 도공이 직영하는 휴게소는 3개소, 주유소는 9개소이며 하남드림은 임시운영 시설이다.
한구도로공사 주유소 평가결과 (2022년). 도공이 직영하는 휴게소는 3개소, 주유소는 9개소이며 하남드림은 임시운영 시설이다. ⓒ 도공 자료 편집
 
한편, 하남만남주유소 운영업체인 한국휴게시설협회에 지난 19~22일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협회가 운영하는 하남만남주유소의 판매가격이 중부고속도로 다른 휴게소 주유소보다 항상 높은 이유" 등을 물었으나 협회는 답을 하지 않았다.  

#고속도로주유소#하남만남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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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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