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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국은행
 
오는 4월 총선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건설회사들이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예측)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선을 그었다. 상당수의 부동산 PF가 현재 정리 수순을 밟고 있으며, 이는 총선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또 이날 이 총재는 사견임을 전제로, 올해 상반기 내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점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1개월간 금리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금통위는 결정 배경에 관해 "국내 경제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긴 아직 이르고,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달 전년비 기준 2.8%를 기록, 전월 3.2%에 비해 낮아졌다. 한은에선 앞으로는 농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소폭 높아지고, 이후 다시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가 굉장히 울퉁불퉁 내려와...예상대로 가는지 확인해야"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그렇게 평탄하게 흐르지 않고, 굉장히 울퉁불퉁하게 내려오는 상황"이라며 "물가가 예상대로 내려가는 그런 것들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날 또다시 금리를 동결하고, 앞으로 금리 '인하'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진 배경의 핵심 요소는 '물가'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후에도 금리를 3.5%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며 "나머지 1명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5명은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 수준보다 높고, 앞으로 물가가 우리 전망대로 둔화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아직은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1명은 소비가 애초 전망보다 부진해 물가 압력이 약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내수 부진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하면서 지난해 11월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주요국 통화정책의 영향, 정보통신기술(IT) 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PF 구조조정의 영향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PF 관련 상황은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언급됐다. 이 총재는 "우선 PF만 보면 당연히 하방 위험이 더 큰 편인데, 저희가 경기를 전망할 때는 상방·하방 요인이 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IT 경기나 수출을 보면 상방 요인이 더 커서, 경기가 어느 쪽으로 갈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부동산 PF 정리되고 있어...총선 후 바뀐다? 근거 묻고싶어"

이어 "PF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는 것인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태영 사태가 잘 진척되고 있는 것처럼 PF가 기본적으로 질서 있게 정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모든 PF가 다 살아나진 않겠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PF 관련 총선 이후 줄도산 위기설에 관해선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엔 "근거 없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총선 이전에 부동산 PF가 넘어질 것을 다 막아줬다, 그래서 그 다음에 터진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굉장히 큰 오해"라며 "부동산 PF 중 상당수가 정리되고 있기 때문에 총선 후 크게 바뀔 거라는 근거가 무엇인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고 했다. 

총선 이후 물가 급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경제 전망 때 공공요금이 올해 상반기까지 오르고 있다가 그 뒤부터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가정하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기획재정부와 상의해 공공요금 조정 관련 의견을 논의하고 전망한다"며 "이번 전망에도 이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2.6%로 전망했다.

또 이 총재는 이날 사견임을 전제로, 올해 상반기 내에는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난해 11월과 같은 견해를 유지했다. 그는 "이번 2월 경제 전망이 기본적으로 지난해 11월 전망과 거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상반기 내 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이후 어떻게 될 것인지는 데이터를 봐야 한다"며 "5월 경제 전망 때 나온 숫자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용#한국은행#기준금리#부동산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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