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교육기관은 양지초등학교다. 흔히 구한말로 불리는 대한제국 당시인 1908년 4월 1일 설립된 '사립 추향학교'가 그 시작이다. 이후 신갈·용인·송전초등학교가 잇따라 개교하며 100년을 넘겼다.
비록 이들 4개 학교보다 역사는 짧지만, 용인지역 농촌학교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 원삼초등학교다. 용인 최초 초등교육기관이 설립된 지 16년이 지난 1924년 10월이다.
원삼초총동문회(회장 박한국)는 올해 10월 9일 개교 100년을 맞아 '원삼초등학교 100주년 준비위원회(위원장 설정훈·아래 100주년준비위)'를 꾸리고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월 초 제97회 졸업식을 통해 학부모와 재학생, 동문과 지역주민 등에게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을 홍보한 총동문회와 준비위원회는 100주년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준비위원장은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박한국 회장 기수인 48회 설정훈 동문이 맡았다. 여기에 공직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문제영 동문(48회)이 기획국장을 맡아 100주년 행사를 기획하는 등 48회 동창회를 주축으로 선·후배들이 참여하고 있다.
100주년 행사까지 준비기간이 10개월도 채 남지 않아 사진과 사료 등 자료 수집부터 졸업생 명부 작성까지 학교의 협조를 받아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100주년준비위 설정훈 위원장은 "조직이 완전하게 꾸려진 것은 아니지만 원삼초100년사 편찬을 비롯해 기념비 제작, 100주년 기념 체육대회, 학교시설 개선 등 동문들 힘을 모아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까지 7490여 명의 졸업생이 배출됐지만 아무래도 농촌지역이다 보니 고향을 떠나서 사는 동문이 많아 행사 준비와 참여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즐겁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주년준비위는 이를 위해 먼저 100주년 행사를 치른 송전초 총동문회를 방문하는 등 과정에서 챙겨야 할 사항을 꼼꼼하게 확인하기도 했다.
특히 보다 많은 동문이 참여하는 행사를 만들기 위해 통상 봄에 진행했던 체육대회를 100주년 기념식에 맞춰 미룰 정도로 100주년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100년사와 기념비 제작뿐 아니라 후배 동문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후 시설 개선에 힘을 모으고 있다는 게 설 위원장의 설명이다.
"졸업식 날 학교에 가보니 시설이 낙후됐더라고요. 급식실을 현대화하고, 학생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다목적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100주년에 맞춰 동문들이 뜻을 모아 보려고 합니다. 문제는 예산이어서 용인시와 교육청에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시설을 제공해줄 수 있도록 총동문회 차원에서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개교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100년의 의미는 남다르다. 박한국 총동문회장은 "사람이 태어나면 100일 잔치를 하고, 100세가 되면 개인이나 집안의 큰 경사"라며 "과거에 일제강점기와 전쟁이라는 아픔을 겪고 100년을 맞는 거여서 동문들의 축복 속에 원삼초 축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영 기획국장은 "100주년을 계기로 원삼이라는 지역을 다시 알리는 계기가 되고,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축제의 장이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100주년을 준비하는 설 위원장의 바람은 단순하다. 설정훈 위원장은 "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상 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잃어 갈등과 변화가 적지 않은데, 동문들과 원삼 주민들이 합심해서 지역과 학교를 발전시켜 100년을 준비하고, 천년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인재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