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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서울 종로구에서 '5대 재벌 경제력 집중 및 부동산 자산 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서울 종로구에서 '5대 재벌 경제력 집중 및 부동산 자산 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조선혜
 
삼성, 현대차, SK 등 5대 재벌 대기업들의 경제력 집중 수준이 지난 15년 동안 2배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의 법인세 감소 조치 등으로 인해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돼, 이번 총선에서 재벌 개혁 의지가 뚜렷한 후보가 공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8일 서울 종로구에서 '5대 재벌 경제력 집중 및 부동산 자산 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성달 사무총장은 "지난 30년 간 재벌에 대한 경제력 집중 상황도 더 심각해지고, 개인뿐 아니라 재벌들도 부동산 자산을 많이 늘리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재벌 개혁에 대한 의지조차 가지고 있는지 매우 회의적"이라며 "그린벨트를 1~2등급까지 대폭 해제하겠다 하고, 노후 신도시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개발·재건축을 허용하는 법안까지 국회에서 통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가 개인뿐 아니라 기업들까지 모두 부동산 투기로 내모는 꼴이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5대 재벌 자산총액 GDP 대비 비율, 15년 사이 2배 껑충

경실련이 지난 2007년부터 2022년까지의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재벌그룹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그룹의 자산총액은 305조2000억원에서 1324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같은 기간 32%에서 61%로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삼성의 경제력 집중 수준이 압도적이었다. 2022년 삼성의 총자산은 483조9190억원으로 GDP 대비 비율은 22%에 육박했다. 이어 현대차(291조9690억원, 14%), SK(257조8450억원, 12%), LG(167조5010억원, 8%), 롯데(121조5890억원, 6%) 순으로 나타났다. 

5대 재벌그룹의 매출총액은 2007년 395조8000억원에서 2022년 973조6000억원으로 늘었고, GDP 대비 비율은 36%에서 45%까지 상승했다.

재벌그룹들이 보유한 토지 자산도 급증했다. 5대 재벌그룹의 토지 자산 장부가액은 2022년 기준 71조7182억원으로 2007년 24조2239억원에 비해 2.96배 늘었다. 가장 많은 토지 자산을 보유한 재벌그룹은 현대차였다. 현대차의 토지 자산 장부가액은 2022년 기준 25조5798억원으로, 2007년(5조2937억원)에 비해 무려 4.83배나 급증했다. 

임대 수익이나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보유하는 투자부동산도 크게 늘었다. 5대 재벌그룹의 투자부동산 장부가액은 2022년 기준 17조7282억원으로, 지난 2012년 9조9038억원에 비해 1.79배 증가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간 기업 내부거래 91조원 폭증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가 재벌그룹들의 자산 증식에 기여했다는 것이 경실련 쪽 설명이다. 경실련은 "윤석열 정부의 법인세 인하 조치로 (재벌들에) 큰 혜택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법인세 결정 법인 가운데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152개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 0.02%였다"고 밝혔다. 

이어 "세법개정이 적용된 지난해 8월까지 걷힌 법인세는 62조3000억원으로, 전년동월에 비해 20조2000억원(24.5%) 감소했다"며 "같은 기간 국세수입은 47조6000억원(16.5%) 줄었는데, 줄어든 국세 수입 가운데 42.2%가 법인세 세수감소분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가 재벌그룹들에 유리하도록 세제 개편에 나서면서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호림 경실련 재정세제위원장(강남대 세무학과 교수)은 "재벌 및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은 순환출자를 고리로 해 이뤄지는 내부거래를 통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러한 내부거래 또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규모가 2020년 183조5000억원에서 2022년 275조1000억원으로, 91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는 것.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 특수관계인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증여의제 규정을 개편했는데, 수출 거래와 관련한 것들은 일감몰아주기가 아니라고 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주로 수출 거래를 하는데, 이렇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세법을 아주 정밀하게 개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도 근소세 등 큰 폭 높여...여당 승리하면 서민 증세할 것"

또 해외 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의 95%를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재벌 및 대기업의 특수관계자 범위를 축소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2021년 집권한 이후 불과 2년 사이 재벌·대기업에 대해 엄청난 세제 개편을 통해 조세 부담을 절감시켜줬는데, 아직까지 서민 증세는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게 된다면 결국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과거와 마찬가지로 서민들을 대상으로 증세를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도 굉장히 큰 폭의 근로소득세 증세가 이뤄졌고, 담배소비세·주세도 높였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여당이 다수당이 아니었음에도 이렇게 대규모로 재벌·대기업에 대해 감세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의 정책 기조를 뒤집어 엎을 수 없으니, 앞으로 증세 대상은 또다시 서민과 노동자가 될 수 있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경실련#재벌#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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