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망언 논란으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도태우 국민의힘 대구 중·남구 예비후보(변호사)가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북한군 개입설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도 변호사는 9일 입장문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5년 전 저의 정제되지 못한 개인적인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경선에서 현역인 임병헌 의원에 승리하고 공천을 받은 도 변호사는 지난 2019년 2월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국가 좀먹는 5.18 신화화에 도전한다'며 5.18 북한 개입설을 주장했다.
그는 당시 "북한 개입 부분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충실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 도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면서도 "제가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했다고 하는 일부 언론 매체의 보도는 명백한 오보이자 허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9년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발족을 맞아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의 왜곡 방송, 조총련의 활동 등 북한의 개입 시도에 대해 위원회가 철저히 조사해 주실 것을 요청했다"며 말했다.
이어 "검찰 조서, 각종 보고서 등에 나타난 의문점과 모순점에 대해 각계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주장들을 검토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요청에 대해 일부 언론 매체에서 '5.18 북한군 개입'을 마치 제가 주장한 것처럼 왜곡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무근"이라며 "5.18민주화운동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결코 부정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도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당의 입장을 전적으로 존중하며 언행에 더욱 신중할 것"을 약속했다.
5.18재단과 광주시 공천 취소 요구에 국민의힘 "다양성 중시, 문제 없어"
앞서 광주시와 5.18재단은 지난 8일 입장문과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에 "5.18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도태우의 공천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광주시는 입장문에서 "도태우는 2019년부터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5월 18일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5.18 북한 개입설 등을 여러 차례 주장하며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폄훼하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5.18정신의 헌법 수록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그럼에도 5.18 북한 개입설이 사실인 것처럼 지속적으로 왜곡하고 있는 자를 공천한 사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5.18기념재단도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은 5.18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도태우를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했다"며 즉각적인 공천 취소를 요구했다.
재단은 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국민의힘에서 계속되는 5.18왜곡 논란과 5.18정신계승에 반하는 공천 결과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도태우 변호사 공천 관련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국민의힘은 "다양성을 중시하는 정당"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들의 질문에 "충분히 검토했다"며 "우리는 굉장히 다양성을 중시하는 당이잖느냐. 그 다양한 의견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가 되면 당의 전체 가치라든가 이런 걸 중요시하게 될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이 도태우 변호사의 공천 문제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우리 당과 저의 5.18에 대한 생각은 제가 취임 이후에 1월에 광주 5.18묘역에서 했던 말 그대로"라며 "우리 당의 입장은 명확하다는 것으로 답변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