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청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을 수도권 주요 대학이라면서 합격자 수를 공개하는 한편, "수도권 소재 대학 등록 학생이 늘어났다"고 자랑하는 보도자료를 낸 것에 대해 교원단체가 "국가인권위 권고 취지에 대한 배치이며 학벌주의 조장 행위"라고 비판했다.
1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강원지부는 성명을 내어 "도교육청은 2024학년도 대학 입시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도내 고3 학생 중 일부의 학생이 진학한 '주요 대학'들은 이름이 공개되어 있고, 나머지는 지방대, 전문대 등으로 뭉뚱그린 자료"라면서 "도교육청의 이번 발표는 국가인권위 권고의 취지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는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특정 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 행위를 예방하고 지도·감독'하도록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특정 학교 합격을 홍보하는 것이 학벌 차별 문화이며, 다른 학생에게 소외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강원도교육청도 과거에는 "각급 학교와 동문회 등에서 특정 학교 합격 홍보 행위를 자제하도록 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여러 차례 보낸 바 있다.
하지만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12일 낸 보도자료에서 "서울대 51명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대학(27교)에 1064명, 수도권 소재 대학에는 총 1741명(17.7%)이 진학했다"면서 "재학생 학생 수의 감소 속에서도 수도권 소재 대학 등록 학생이 전년보다 84명이 늘어난 것은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문화 만들기'의 프로그램을 통한 면학 분위기 조성 등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자랑했다.
그런 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7개 대학 이름 등을 나열한 뒤 해당 대학별 등록자(합격자) 수를 공개했다.
강원지부는 성명에서 "이번 도교육청의 발표는 강원지역 특성에 맞게 제대로 설계된 진학 전략이나 적합한 분석은 없고 대학에 대한 서열화와 학벌주의만을 강화하는 행태"라면서 "도교육청은 특정 학교 합격자 수를 공개하여 대학 서열화와 학벌 차별문화를 조장할 것이 아니라, 지역 상황에 맞는 진학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언론[창]은 강원도교육청의 생각을 듣기 위해 담당 부서에 전화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강원교육청 "객관 사실 제공한 것... '학벌 조장' 주장 이해 어려워
다만, 강원도교육청은 보도 뒤에 낸 입장문에서 "도교육청은 2023학년도에 이어 올해도 '2024학년도 도내 재학생 대학 진학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도내 학생의 대입 진학 결과에 대한 학부모와 도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향후 교육청 차원의 장기적인 학생 진로 진학 정책 수립 등에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우리 교육청은 대학 진학 결과 발표 시 도내 학교 간·지역 간을 비교하지 않았으며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사실을 파악하여 제공하였음에도 이를 '학벌 차별 문화 조장' 또는 '자화자찬'이라고 평가하는 전교조 강원지부의 성명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