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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총격 테러를 보도하는 미 CNN방송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총격 테러를 보도하는 미 CNN방송 ⓒ CNN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 테러로 최소 62명이 숨졌다.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각) 저녁 모스크바 북서부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무장 괴한들의 무차별 총격과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사망자는 62명이며 이 가운데 어린이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부상자도 최소 146명이며 수십 명이 위중한 상태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위중한 부상자 수십 명... 사망자 늘어날 듯 

앞서 총격 직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최소 40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했으나 인명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달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하며 5선에 성공한 지 며칠 만에 수도 모스크바가 테러에 뚫리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러시아 당국은 "신원 미상의 무장 괴한들이 공연장에 들어와 자동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과 소이탄 등을 던져 화재를 일으켰다"라며 "테러를 저지른 후 차량을 타고 도주한 이들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성명을 내고 "(IS 전투원들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대형 모임을 공격해 수백 명이 사망하고 다쳤다"라며 "전투원들은 무사히 기지로 복귀했다"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2015년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정부군과 손잡으며 당시 시리아와 이라크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던 IS를 격퇴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공연장에 있던 한 관객은 AP통신에 "연발 사격이 있었고,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복도 쪽으로 이동했다"라며 "사람들은 당황하며 뛰기 시작했고, 서로 부딪혔고, 어떤 사람은 넘어지거나 짓밟혔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객은 로이터통신에 "갑자기 폭음이 들리고 누가 연발 사격을 한 것 같았다"라면서 "사람들이 밖으로 몰려 나가기 시작했고,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엘리베이터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20년 만에 러시아서 최악 테러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몇 주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본거지를 둔 이슬람 국가-호라산(ISIS-K)이라는 IS 분파가 모스크바에 대한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으며, 이를 러시아 측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다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구체적으로 이번 사건을 가리키는 것 같지는 않다"라며 "우리가 이번 사건을 사전에 알았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 새벽 연방보안국(FSB) 등 관계 부처를 소집해 이번 총격 테러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모든 관련 기관으로부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어떤 조처가 취해지는지 등의 보고를 끊임없이 받으며 필요한 모든 지시를 내렸다"라며 "부상자들의 쾌유와 의료진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04년 어린이와 교사들을 인질로 삼은 체첸 반군과 러시아군의 충돌로 300명 넘게 사망했던 베슬란 초등학교 인질 사건 이후 20년 만에 러시아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가 됐다. 

러 "우크라 연루됐다면 보복할 것"... 우크라 "테러한 적 없다"

만약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면 보복하겠다는 경고가 나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괴한들이 키이우 정권(우크라이나)의 테러리스트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그들은 모두는 발각되고 무자비하게 파괴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국가의 대표들도 처벌 대상"이라며 "죽음에는 죽음으로"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우크라이나는 테러 방법을 사용한 적이 없다"라며 "러시아가 이번 공격을 핑계로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을 정당화하고 작전을 확대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나 우크라이나인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징후는 없다"라며 "사건 영상이 끔찍해 지켜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오늘 벌어진 테러 공격을 가능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라며 "희생자 유족과 러시아 국민, 정부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부상자들의 쾌유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러시아#IS#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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