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세에 의존해서 선거를 치르느라 주민들이 바라는 기회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닌가?" -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그저 당 이름과 당 지지율만 믿고 지역 주민들을 무시한 태도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 심상정 녹색정의당 후보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제3지대' 후보들의 애가 타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들이 TV토론을 거부하거나 미루는 양상이 곳곳에 나오면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제3후보들의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것.
경기도 화성시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연일 비판하고 나섰다. 공 후보 역시 이에 반발하며 SNS상 설전이 오가고 있다. 앞서 경기도 고양시갑의 심상정 녹색정의당 후보 역시 한창섭 국민의힘 후보의 토론회 참석 거부에 반발한 바 있다.
공영운, YTN 토론 불참 이어 CBS라디오 토론도 연기
개혁신당의 대표로서 수도권 험지 출마에 나선 이준석 경기 화성을 후보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역구 내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공영운 민주당 후보를 정조준했다. 공 후보의 불참으로 방송사 토론회가 무산된 데 이어, 시사 라디오 토론회 역시 연기되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앞서 공 후보는 YTN 토론회에 불참한 이유를 "서울방송국에서 주최하는 모든 토론에 다 참석하게 된다면, 그만큼 동탄에서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대신 "28일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방송 토론에서 동탄 발전을 위한 공약과 비전을 제대로 말씀드리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후보는 24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YTN에서 진행되기로 했던 화성을 후보자 3자 TV토론이 민주당 공영운 후보의 돌연 불참 선언으로 무산되었는데, 27일에 하기로 했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자 라디오 토론도 공영운 후보 측의 요청으로 4월 2일로 연기가 되었다고 한다"라며 "미뤄놓고 또 취소하실지 우려된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동탄 유권자의 상당수는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직장인층이고 이들이 지역을 위해 일할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방송 등으로 공약과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방송에는 바로 가시면서 동탄의 미래에 정말 중요한 상호토론은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무엇보다 "선관위 주관 토론은 상호토론의 횟수가 제한되고 질문에 대한 답변에 재질문이 어려운 등 제약이 있어 동탄이 필요로 하는 교통과 교육의 문제를 깊이 있게 토론하기 어렵다"라며 다른 언론사에서 진행하는 토론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공영운 후보가 당세에 의존해서 선거를 치르느라 주민들이 바라는, 동탄을 홍보할 기회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라며 "공영운 후보의 선택에 재차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공영운 "분탕 말고 동탄" vs. 이준석 "방탄 말고 동탄"
그러자 공 후보는 약 2시간 후 "괜한 걱정 안 하셔도 된다"라며 CBS라디오 토론회 참여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어 "동탄 주민 여러분께 동탄을 홍보하고 동탄의 미래에 대한 진솔한 말씀을 드릴 기회와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라고 반박에 나섰다.
그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 폭망, 권력 비리, 검찰 독재에 대한 심판, 그리고 산적한 동탄 현안 해결 아니겠느냐?"라며 "여론조사 결과에 급해지셨느냐?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킨 일등공신께서 갑자기 윤석열 대통령을 심판하겠다 하는 게 의아하긴 하다만, 뭐 좋다"라며 "우리 '분탕' 말고, '동탄' 하자"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재반박에 나섰다. "이렇게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시면 앞으로 남은 토론회가 걱정"이라며 "대기업 홍보업무 하던 기억으로 기사 헤드라인을 위해 펀치라인을 만들어보신 모양인데 정치는 그런식의 맥락없는 말장난의 공간이 아니다. 심지어 라임도 잘 안 맞다"라고 날을 세웠다. "봉창 공영운 선생으로 명명한다"라는 것.
그는 "느닷없이 튀어나온 '분탕'이라는 말은 아마 제가 국민의힘 내에서 이견을 냈다는 뜻으로 추측된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잘못 하는 것을 지적하는 게 분탕이라면 공영운 후보는 정권 심판에 반대하는 것인가?"라며 "과연 당내 이견을 다 묵살하고 강성 지지층이 린치를 가하는 비명횡사 당의 후보답다"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누군가의 '방탄'하시려고 국회의원 되시려고 하시느냐? 저는 공영운 후보가 '방탄'할 때 '동탄' 하겠다"라고 공 후보의 '라임'을 되돌려줬다.
국민의힘 불참에 민주당도 따라 불참... "대통령 앞에서만 껌뻑?"
심상정 후보 역시 지난 2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비슷한 취지의 게시글을 올리며 "참으로 유감스럽다"라고 꼬집었다. 한창섭 국민의힘 후보가 먼저 토론회 참석을 거부하고, 김성회 민주당 후보마저 이에 따라 불참 의사를 밝히며 지역 토론회가 무산된 것.
심 후보는 "거대 양당의 <고양신문> 초청 국회의원 후보 토론회 거부를 규탄한다. <고양신문> 주최로 27일에 개최될 예정이 되었던 고양갑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결국 무산되었다"라며 "국민의힘 한창섭 후보가 토론회 참석을 거부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후보도 거부 의사를 밝혔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두 후보는 고양갑에서 첫 도전 아닌가? 그렇다면 더욱더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주민들이 충분히 검증하실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드는 것이 도리 아닌가?"라며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이고, 우리가 선거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따고 따져 물었다.
특히 "거대 양당 후보들의 토론회 거부는, 그저 당 이름과 당 지지율만 믿고 지역 주민들을 무시한 태도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윤석열 정부 첫 행정안전부 차관이라는 국민의힘 한창섭 후보는 대통령 앞에서만 껌뻑하고 주민들은 무시하는 건가? 정치평론가이자 유튜버인 김성회 후보의 토론은 온라인에서만 가능하고 주민 앞에서는 불가능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두 후보는 토론회를 거부하여 주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주민들을 무시한 것에 대해서 당장 사과해야 한다"라며 "그리고 입장을 바꿔서 토론회에 임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지적했다.
<고양신문> 측은 고양정과 고양병의 후보 초청 토론회를 예고하며, 고양갑과 고양을의 토론회가 무산된 데 대해 "고양을은 민주당의 한준호 후보가 처음부터 토론회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아쉽게토 토론회가 무산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양갑에서도 국민의힘 한창섭 후보가 중도에 불참을 선언하자, 민주당 김성회 후보도 불참을 결정하면서 역시 토론회가 무산됐다"라며 "고양갑에서 마지막까지 토론회 참석 의사를 밝혔던 녹색정의당 심상정 후보께는 주최 측 입장에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