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단이 27일 오전 국회에 '유보통합(유치원보육기관통합) 주요사항 보고'라는 문건을 보냈다. 국회가 지난해 12월 26일 유보통합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3개월 이내 유보통합 추진계획 국회 보고'란 부대 의견을 달았기 때문이다.
'예산현황' 등이 적힌 붙임 자료와 차례 등을 빼면 본문은 모두 5쪽 분량이었다.
이 문건에 대해 국회 교육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당장이라도 유보통합을 해낼 것처럼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때는 언제고 철면피도 이런 철면피가 없다"고 비판했다. "보고기한인 마지막 날(3월 26일)이 돼서야 본문이 채 10쪽도 되지 않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고문건을 제출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2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김영호, 문정복, 더불어민주연합 강민정, 김남국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교육부로 업무를 일단 이관하면 이후부터는 일사천리로 유보통합이 진행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문건 내용을 보면) 수많은 부모들과 유치원·어린이집 관계자들을 우롱한 무책임의 극치였음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들은 "일단 교육부는 국민과 국회에 유보통합의 구체적 방향과 방안들을 제출하라는 약속을 사실상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해야 한다"면서 "모두가 궁금해 하는 향후 구체적 방향과 이행계획은 어디에도 없는 문건을 회수해 다시 새롭게 만들어 보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시안이나 계획을 보고하라는 것인데 (유보통합 추진)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그것조차 못하고 시간을 끌고 있으면 도대체 교육부나 정부가 유보통합에 의지가 있다고 누가 믿겠느냐"고도 했다.
또한 "우선 국가 재정 투자계획부터 당장 다시 마련하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정작 온갖 생색은 정부가 다 내면서 비용은 철저히 지방에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와 작년에 교육부가 유보통합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 사업 중에 국고가 지원되는 사업은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부실한 문건...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행태"
끝으로 의원들은 "이렇게 엉성하게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기관 통합하고, 예산과 인력은 지역 교육청에 부담 지우며 추진되는 유보통합은 영유아 보육과 교육의 질을 하향평준화할 것이며 나아가 초중등 교육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국회와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친 교육부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질타하고 바로잡아 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민정 의원은 "지금 윤석열 정부의 유보통합 무리수는 마치 의료개혁을 한답시고 한꺼번에 의사정원 2000명 확대 작전을 펴는 것과 똑같은 방식"이라면서 "교육부의 부실한 문건은 어마어마한 대 사업을 보고하는 보고서로는 창피하기 이를 데 없다. 형식적 시늉만 하겠다는 교육부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