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6개 정당이 도시·부동산 개발 관련 공약을 모두 2239개나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공약이 50.7%로 가장 많았다. 6개 정당 전체 개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36%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다.
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강당에서 '22대 총선 개발 공약 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경실련은 앞서 전문가 중심의 '22대 총선 개발 공약 평가단'을 구성하고, 국민의힘·민주당·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개혁신당·진보당 등 6개 정당, 지역구 254곳 후보자의 개발 공약을 분석했다. 평가단은 필요 재원과 재원 마련 방안, 이행 시기·절차 등을 따져 공약들의 실현 가능성을 따졌다.
22대 총선 공약 중 개발 공약 수는 모두 2239개로, 이 가운데 국민의힘 공약이 1136개(50.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민주당 893개(39.9%), 개혁신당 99개(4.4%), 새로운미래 54개(2.4%), 진보당 29개(1.3%), 녹색정의당 28개(1.3%)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개발 공약 가운데 재원 조달 계획을 밝힌 공약은 357개(16%)에 불과했다.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176개(20%), 국민의힘 168개(15%), 새로운미래 12개(22%), 녹색정의당 1개(4%) 등이다.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0개였다.
재원 밝힌 공약 16%뿐... 필요 재원은 약 550조원 추정
윤은주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부장은 "개발 공약을 이렇게 남발하면서도 구체적인 예산이나 재원 마련 계획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앞으로는 개발 공약을 제시할 경우 재원 조달 계획을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실련 평가단이 재원 계획을 밝힌 후보자들의 답변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해당 개발 공약들의 전체 필요 재원은 최소 554조6638억 원에서 최대 563조872억 원으로 추정됐다. 윤 부장은 "재원 계획을 밝힌 공약이 전체의 16%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 84%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평가단이 분석한 전체 개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들을 유형별로 보면 ▲철도(전철) 노선 연장이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로 건설 4건 ▲도시 개발 3건 ▲철도(전철) 역사 신설 2건 ▲철도(전철) 지하화 2건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 유치 ▲문화체육시설 ▲특구 지정 등도 각각 1건씩 있었다.
황지욱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전북대 도시공학과 교수)은 "특히 철도 지하화는 단기에 이뤄질 수 없고, 사업비 증가 리스크, 시행·시공자 부도 리스크, 재원 조달의 불확실성이 큰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데도 후보자들이 이를 '임기 내' 반드시 해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허황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 수조원에 이르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만약 그러한 개발이 이뤄진다면 부정적 파급 효과는 없을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철저한 사업 타당성 검증이나, 구체적인 예산 계획이 포함돼 있지 않은 개발 공약들을 이렇게 무분별하게 남발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며 "졸속 공약,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정당과 후보를 확인해 한번 더 철저하게 고민하고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