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2대 총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준연동형비례제가 유지되었지만, 위성정당이 다시 출현하고 정치개혁의 필요성은 더 커졌습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칼럼을 통해 유권자들의 시각에서 오늘의 정치를 비평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정'치개혁이니까요.[기자말] |
'처음으로' 젊은 유권자 인구 비율이 낮은 선거
며칠 전 60대 중반의 한 전직 논설위원에 TV에 출연해 "'젊은이들이 망친 나라, 노인이 구한다', (이렇게) 호소를 해서 60대 이상의 투표율을 극적으로 높이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발언했다.
사실 60대 이상 유권자의 투표율은 이미 아주 높다.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60·70대 유권자의 투표율은 87%에 가까웠으며, 제21대 총선에서도 80%를 넘겼다. 60대 이상 유권자의 투표율을 높이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럼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받은 20·30대 유권자의 투표율은 어떨까? 제21대 총선의 총투표율은 66.2%였다. 이중 60대 투표율은 80%를 기록했지만, 20대는 58.7%, 30대는 57.1%로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그러면 이번 제22대 총선의 연령대별 유권자 비율을 보자. 60대 이상이 전체 유권자의 31.9%를 차지하며, 50대 유권자는 19.7%, 40대 유권자는 17.8%, 20·30대는 28.6%, 10대 유권자는 2%로 구성돼 있다.
우리 사회의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이번 총선은 선거 유권자 중 18세부터 39세까지를 합한 인구 비율(30.6%)이 60대 이상 인구 비율(31.9%)보다 적은 첫 선거이기도 하다. 제21대 총선에서는 18세부터 39세까지 유권자(33.8%)가 60대 이상 유권자(28.0%)보다 많았다. 지난 제20대 대선에서 20대와 30대 유권자의 투표율은 각각 71.0%, 70.7%였다. 20·30대 유권자들은 60대 이상보다 자신의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한 표라도 많은 후보가 당선이 되는 국회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20·30대 투표율 상승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불만 청년' '노잼 청년' 정책
우리 사회에서 40대 이상 유권자의 투표 성향은 크게 바뀌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20·30대 유권자의 투표 성향은 아직 일관된 경향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30대 유권자는 우리 사회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가 가장 낮은 세대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20·30대 청년 유권자로 구성된 시민단체 '2030 유권자네트워크'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에서 '대학생이 평가한다. 윤석열 정부 중간고사 점수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고, 일주일간 전국 15개 대학 학생 1403명이 매긴 '윤석열 정부 학점'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2030 유권자네트워크는 "대학생들의 평가 결과, 여섯 항목 모두 평균 D 학점을 기록했다"며 "학생으로 치면 학사경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대학생들이 총선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청년 문제를 바꿔내기 위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20·30대 유권자들은 대부분 이번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가 보여주는 모습이 자신들을 향해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번 총선에서 다수의 정당은 청년 정책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은 '청년구직활동지원 대폭 강화로 양질의 일자리준비 지원'을 국민의힘은 '청년·대학생의 학자금, 주거비 등 경제적 부담 경감' 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거대 양당이 청년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어떻게 이러한 공약을 실행할 지와 재원 조달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20·30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덜 준비된 공약들이다.
청년 정치인이 줄어 든다
정당에 공천한 후보들은 20·30대 유권자를 제대로 대변하고 있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2대 총선 후보 등록 결과 20·30세대 후보자는 총 37명으로 전체 후보자의 5.4%로 나타났다. 이는 제21대 총선(6.1%)에도 못 미친다. 지역구 후보 중 국민의힘이 공천한 40대 미만 후보자는 4.4%(11명)이며, 더불어민주당은 3.7%(9명)에 그쳤다.
비례대표 공천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비교적 당선 가능성이 있는 1번에서 20번 사이에 배치된 더불어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의 20·30대 청년 후보는 3명이며,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는 2명이다. 제21대 총선 결과, 청년 정치인은 지역구에서 6명, 비례대표 7명이 당선됐다.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청년 정치인 수는 21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이의 표가 22대 국회에 닿기를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선거는 유권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선거에서 유권자는 투표를 통해 여당이나 야당에 대한 평가를 한다. 더불어, 선거는 유권자가 정당이나 당선인(후보)에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 기울일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50·60대 위주로 구성된 국회가 20·30대가 중요한 것으로 논의하는 이슈가 무엇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해 주길 기대하고, 그렇지 못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너무 소극적인 자세가 아닐까? 20·30세대 유권자는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투표율을 높여, 20·30대의 투표가 선거 결과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20·30대 유권자의 높은 투표율이 정당뿐 아니라, 50·60대 중심의 국회가 20·30대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만들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원빈 교수가 작성했습니다. 참여연대 홈페이지와 슬로우뉴스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