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위해 투표해 달라"고 호소하며 지난 4일부터 '10.29 이태원 참사, 정부는 없었다' 진실대행진을 시작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6일 대전에 도착해 대행진을 이어갔다. 이날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526일이 되는 날이다.
진실대행진단은 6일 오전 10시 대전역 서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행진의 취지와 목적을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4월 10일 제22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고 독립적인 조사 기구를 설치하여 철저한 진상규명을 추진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년이 되는 해"라면서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국가는 안전사회 건설을 약속하곤 한다. 하지만 국가의 약속은 벌써 10년 째 실현되지 않고 있다"며 "제22대 국회가 진실로 국가 안전을 위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이번 4월 10일에 진실에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행진은 22대 국회가 입법해야 할 과제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및 독립적인 조사 보장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권고 이행과 진상규명 추가 조치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참사 겪고 선거의 중요성 더 깨달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김정훈의 아버지 김순신씨는 "저희는 아이들을 잃은 후에 비로소 국회의 쓰임새를 알고, 내 손으로 직접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2대 국회는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언제 어디서든 국민의 안전에 안전하게 보호하고 든든하게 지켜줄 수 있는 생명과 안전의 국회가 돼야 한다"며 "생명과 안전을 약속하는 후보자에게만 투표해 달라. 진실을 밝힐 수 있는 후보자에게 투표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신애진의 어머니 김남희씨도 "우리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참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하나로 부산, 광주, 전주를 거쳐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세월호, 이태원, 오송 지하차도와 같은 사회적 참사는 우리 사회의 상처이자 불편한 진실"이라며, "우리의 한 표 한 표는 진실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표를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문성호 공동대표와 민주노총대전본부 김율현 본부장 등 '10.29 이태원 참사 대전대책회의' 소속 단체 성원들도 참석해 연대의 말을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대전역 서광장을 출발해 대흥동 카톨릭문화회관 앞까지 약 1km 정도를 30분간 행진했다. 행진을 하면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및 독립적인 조사 보장하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생명안전기본법 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을 마친 후에는 카톨릭문화회관 앞과 건너 편 성심당 인근에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로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한 보라색의 '이태원 참사 기억 리본'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캠페인을 마친 후에는 인근 청춘학교로 자리를 옮겨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간담회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진실대행진에 함께 해줬을 뿐 아니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피켓팅을 일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10.29 이태원 참사 대전대책회의' 성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0.29 이태원 참사 대전대책회의' 성원들은 이번 총선 이후에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끝날 때까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지속적으로 연대하겠다며 화답했다.
진실대행진단은 이날 오후 대전을 떠나 수원으로 향했다. 수원에서 대행진을 진행한 후 내일은 서울로 들어가 서초, 강남, 송파 강담 3구에서 대행진을 이어간다. 8일에는 여의도와 용산에서 대행진을 진행하고, 9일에는 이태원에서 시청분향소까지 행진을 하며 대행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