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남표 경남 창원특례시장이 4.10 국회의원선거 개표 결과 윤곽이 드러난 뒤 같은 당 소속 당선인의 선거사무소를 찾아가 축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홍 시장은 지난 제22대 총선 개표 결과가 어느 정도 나온 뒤인 11일 자정이 지난 무렵 국민의힘 이종욱 국회의원 당선인 선거사무소를 찾았다. 이같은 사실은 이 당선인이 부인과 함께 축하 꽃다발을 받은 뒤 찍은 사진 속에 홍 시장이 함께 있는 모습으로도 확인이 됐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17일 논평을 내고 "자치단체장으로서 자당의 후보가 선거에서 이기기를 바라는 건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자치단체장에게는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있다"라며 "그런데 홍 장은 11일 새벽, 마치 기다렸다는 듯 국민의힘 이종욱 당선자의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노골적으로 이 당선자를 축하하고 인증사진까지 찍었다"라고 했다.
"홍 시장의 행보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라고 한 민주당은 "하지만 국회의원은 여야를 떠나 창원시 발전을 위해 협치해야 할 정책적 파트너이자 예산권을 쥔 사람들이다. 5개 국회의원 선거구를 둔 시장이 정치적으로 어느 한 편으로 기울어서는 원활한 시정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라며 "이종욱 당선자 외 국민의힘 다른 당선자를 방문하거나 축하 전화를 하고 허성무 당선인(경남 창원성산)만 제외했다면 그 또한 정치적으로 미숙한 처사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가야 할 자리, 가서는 안 될 자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홍 시장의 정치적 처신의 미숙함은 시정활동에서 빈번하게 드러났다"라며 "홍 시장은 지난 2022년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식장에 불참하면서, 긴급현안이 있어 참석치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시장 후보시절 자신을 지지한 봉사단체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레크리에이션을 즐긴 사진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들통 나기도 했다"라고 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홍 시장은 지난 2년 동안 진해웅동개발사업, S-BRT공사 등 사업 진행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전 시장(허성무) 탓'으로 일관했다"라며 "협치를 통한 원활한 시정을 바란다면 이제라도 홍 시장이 허성무 창원시성산구 국회의원 당선인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시정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청 관계자는 "홍 시장의 자택이 진해에 있고, 선거사무소에서 가까이 있어 축하할 겸해서 방문한 것으로 안다"라며 "공식선거운동이 끝나고 개표가 마무리 된 뒤인 11일 새벽 시간에 방문한 것이기에 규정 위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적 문제 없다 인정하면서도 사과하라 어깃장"
한편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이날 오후 낸 논평을 통해 "허성무 당선인은 '사과'를 운운하기 이전에 본인의 책무부터 다하라"라고 했다.
허 시장이 선거 이후 창원시청 기자실을 찾아 "본질적으로 시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창원 발전에 모든 것을 협조할 것이지만, 사과가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민주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11일 새벽 이종욱 국회의원 당선인 사무실을 찾은 홍남표 시장에게 '홍 시장의 행보에는 법적인 문제는 없다'라고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홍 시장이 공식 사과하라고 어깃장을 놓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런 오만하고 교만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허성무 당선인의 행태는 창원시민이 뽑아준 창원시장을 무시하고, 창원시민을 모욕하는 행위이며, 창원 발전을 저해하는 행태로 자중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창원시민이 선택해준 홍남표 창원시장과 함께 더욱 낮은 자세로 시민 곁으로 다가가 창원 발전과 창원시민들의 행복을 위한 일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