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페이' 강요로 학부모들은 물론 초등학교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는 녹색어머니회(녹색학부모회)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활성화하겠다"면서 토론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제가 서울시의원이 된 발판이 녹색어머니회"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교육기관 관계자는 "녹색어머니회가 정치인의 발판이 되고 있다고 자인한 것은 학부모들의 순수한 활동을 퇴색시키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시의회엔 녹색어머니회 회장 출신 3명 있어... 잘 개선될 것"
1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의회 대회의실에서는 서울시의회가 주최하고 교육위 이새날 시의원(국민의힘)이 주관한 '통학로 안전 강화를 위한 녹색어머니회 활성화 토론회'가 열렸다. 시·도교육청과 지방경찰청, 자치단체 협력사업으로 녹색어머니 대체인력 확보가 이뤄짐에 따라 '열정페이' 인력이 거의 필요하지 않게 된 상황에서 갑자기 '녹색어머니회 활성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
이날 토론회에는 녹색어머니회 관계자들과 관련 공무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국민의힘)은 인사말에서 "(과거) 녹색어머니회 지원조례를 발의한 바 있는데 그 조례가 제정됐다면 초등학교 학생 사망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제가 녹색어머니회에 관심 갖게 된 이유는 (서울시의원) 3선을 할 때까지 제 선거구에는 초등학교가 무려 17개가 있었다. 아침 일찍 (녹색) 어머니회 봉사활동 현장을 나가서 같이 활동하고 손을 호호 불면서 차도 마신 기억이 새롭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김 의장은 "(녹색어머니회) 조례 제정을 하겠다. 필요하다면 개정도 하겠다"면서 "그것은 제가 이새날 시의원에 초안 발의해서(발의하도록 해서) 지금 (서울시의회) 교통위에서 발의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다음처럼 강조했다.
"서울시의회에는 녹색어머니회 회장 출신이신 최호정 (국민의힘) 원내대표님, 이새날 의원(국민의힘)님, 최유희 의원(국민의힘)님이 계셔서 (녹색어머니회에 대한 지원이) 잘 보완되고 개선될 것이라 생각한다."
앞서 이날 이새날 시의원은 김현기 의장을 소개하면서 "녹색어머니회 노래를 끝까지 부를 수 있는 유일한 분"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이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최호정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음과 같은 말을 첫마디로 내놨다.
"9년 동안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했다. 제가 서울시의원이 된 발판이 녹색어머니회였다고 저는 생각한다. 이번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면서 학교주변을 돌면서 보니 녹색어머니들이 정말 많이 활동하고 계시더라."
이같은 최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한 교육기관 관계자는 교육언론[창]에 "'녹색어머니회가 정치인의 발판이 되고 있다'고 자인한 것은 학부모들의 순수한 봉사활동을 퇴색시키는 위험한 발언"이라면서 "이제는 교육청·경찰청·구청이 협력 사업으로 초등학생 등교 교통봉사를 위한 대체인력이 배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초등학교는 녹색어머니회를 없애는 추세인데,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갑자기 녹색어머니회를 왜 활성화하겠다는 것인지 그 의도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교육언론[창]은 이에 대한 최 원내대표의 설명을 듣기 위해 시의원 사무실로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녹색어머니회 폐지는 보수-진보 교육감 후보들 공통 공약인데..."
김한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교육언론[창]에 "녹색어머니회 폐지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교육감 선거의 주요 공약이었다"면서 "서울에서는 경찰-지자체-학교가 긴밀하게 협력해 그 역할을 공공일자리로 전환했고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게 됐다. '반강제 열정페이'로 운영됐던 녹색어머니회가 국가의 돌봄책임 강화라는 바람직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정책실장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누구를 위해 녹색어머니회 활성화를 갑자기 들고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서울시의회 공식 행사인데..."안전한 자동차의 대명사 OO그룹"? 홍보 논란도
한편, 이날 토론회 사회를 본 이효원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은 특정 외제차를 홍보하는 듯 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공공 대의기관에서 주최한 행사의 사회를 본 시의원이 특정 다국적기업을 내세운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 시의원은 토론회가 시작되자마자 마이크를 잡고 "안전한 자동차의 대명사 OO그룹 코리아에서 키링을 선물로 준비했다. 100개 한정 수량을 토론집과 함께 배부해드릴 예정"이라면서 "귀여운 키링 선물 꼭 받아 가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