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 소득이 2049년까지 평균 19% 줄어들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류가 이미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초래될 경제적 피해만 따진 것입니다.
특히, 피해 상당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저소득국가에 집중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각)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의 레오니 웬츠 박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웬츠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세계 1600개 지역에서 수집한 40년간의 기후·소득 데이터 등을 토대로 기후 시나리오가 경제 생산성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모형화했습니다.
이후 자연재해와 강수량 변화 등이 세계 경제에 미칠 피해를 추정해 지역별 소득 변화 추이를 예측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까지 나온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인해 2049년까지 세계 경제소득의 평균 약 5분의 1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38조 달러(약 5경 2190조 원)에 이릅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연평균 38조 달러는) 2049년까지 기후변화로 우리가 겪어야 할 경제적 피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2049년 평균 소득 손실 14% 예상... 국가 간 불평등 악화 ↑
이는 기후변화가 농업수확량이나 노동생산성 하락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예상된 소득 손실 정도는 지역별로 일부 차이가 있습니다.
예컨대 유럽·북미에서는 약 11% 수준의 소득 감소가 예상됐습니다. 반면, 아프리카와 서아시아에서는 소득이 22% 줄어들 것으로 추정됩니다.
논문 1저자인 막시밀리언 코츠 박사는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에서 심각한 소득 감소가 예상된다"며 "남아시아와 아프리카가 받는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합니다.
연구진이 예측한 소득 손실은 영국 7%, 미국·독일·일본 등은 11%, 프랑스 13% 등이었습니다.
한국은 14%의 소득 손실이 예상됐습니다.
가장 큰 소득 손실이 발생할 국가로는 카타르(31%)가 꼽혔습니다. 이어 이라크(30%), 파키스탄(26%), 말리(25%)가 뒤를 이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경제 손실이 불균형하게 발생함으로써 국가간 불평등이 더 악화할 수 있단 사실이 재확인된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같은 격차가 '기후불평등'의 결과란 점을 꼬집었습니다.
공동저자인 안더스 레버만 PIK 박사는 "연구에서 상당한 '기후불평등'이 발견됐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가장 적은 국가는 고소득국보다 최대 60%, 온실가스 다배출국보다 40% 더 큰 소득 손실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선 기후적응 재원 확대와 정책 대응이 필요하단 것이 연구진의 말입니다.
"2050년 연평균 소득 최대 손실액 59조 달러 될 수도"
앞서 언급한대로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따른 연평균 소득 손실을 약 38조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이조차도 보수적으로 계산한 수치입니다. 해당 연구에는 해수면 상승이나 폭염, 생물다양성 손실 등으로 인한 소득 손실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극한 폭우나 산불 등 기상이변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단 것이 연구진의 말입니다.
2050년에는 최대 소득 손실액이 59조 달러(약 8경 26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해당 손실액에 대해 연구진은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내로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추산 비용보다 약 6배 더 큰 규모라고 강조했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화석연료 감축과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등을 위해 총 6조 달러(약 8200조 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논문에서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이익이란 것이 명확해졌다"고 밝혔습니다.
논문 저자인 웬츠 박사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금 당장 과감하고 즉각적인 수준으로 줄이지 않으면 금세기 후반에는 더 큰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2100년에는 세계가 평균 60%에 달하는 소득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후테크·순환경제 전문매체 그리니엄(https://greenium.kr/)에도 실립니다